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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폭염에 휩싸여 있습니다. 연일 새로운 더위를 경신하고 있는 요즘 아무리 선풍기를 틀어도 시원하지 않습니다. 에어컨 효과는 그때 잠시일뿐 뭔가 80% 부족합니다. 이럴때 필요한 건 바로 뭐? 바로 폭염속에 지친 도시를 탈출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 여름바캉스가 필요한 때입니다. 집에 돌아오니 반갑게 맞이하던 이제 갓 돌지난 아들이 여름휴가의 당위성을 이야기합니다.

'꿍가~꿍꿍까~'

유아전용 번역기를 돌려 번역해보면 ^^;

(우린 휴가 안가? 아빠?)


꿍까...꿍꿍꿍까.......(휴가시즌 피크때보단 지금이 좋을텐데, 사람도 적고 물도 맑고...)


꾸웅....꿍까....꿍꿍꿍꿍까...
(제발 가자~ 응? 생애 처음으로 발에 계곡물 한번 담가 봐야 할꺼 아냐...)

별로 반응을 보이지 않자 초기에는 붕붕차를 거실에 끌고나와 나홀로 시위를 합니다. ^^; 


한살 주제에 벌써 하와이 현지에서 껌 좀 씹어 봤다던 사람쯤은 되어야 할 수 있는 아주 불량한 '야자수 머리'를 하고 장난감 집에서 문을 열고 가출 연습을 시작합니다.....에휴 정말....



며칠째 식음전폐가 아닌... 분유로 폭음을 하길래 달래느라 케잌도 사줘봤습니다만, 여전히 표정이 영... 마음 한구석이 마땅치 않나봅니다. ㅠㅠ


결국, 두손두발 모두 든 아빠는 아이의 첫번째 소원을 이뤄주기로 마음 먹었습니다...ㅋ
 
작년 7월에 태어난 아이의 생애 첫번째 캠핑장소는
 바로 청도 운문산 자연휴양림입니다.



따가운 여름햇살을 막아 주는 시원한 나무그늘이 뒤덮혀 있는 캠핑장에서 비싼 한우와 돼지고기의 품격에 맞춰 준비한 10kg만큼의 고급 참나무숯을 태우고 직접 얼음박스에 공수해온 신선한 회와 더불어 초복을 기념하는 닭죽까지 그야말로 육해공의 진수성찬 덕분에 두손 무겁게 준비한 술이 모두 동날때까지 목구녕으로 넘어가는지 콧구멍으로 들어가는지 분간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2박3일 동안 정말 푹 먹고 쉬고 놀다 자는 진정한 '신선놀음'의 진수를 맛본 것입니다.

낮에는 펜션에서 채 10미터도 되지 않는 캠핑사이트에서 지내고, 밤에는 애기들과 여자분들만 펜션으로 복귀하면, 남녀노소 모두 힘들지 않고 자유롭고 여유로운 휴가를 보낼 수 있습니다. 캠핑장의 텐트속에서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넘어져도 다치지 않는 발포매트 위에서 자기들끼리 재미나게 놀고 어른들은 여유롭게 시원한 그늘사이에 스며드는 햇살을 관조할 여유마져 생기니 가장 전망 좋은 캠핑장 빈 사이트위에서의 화투놀이 삼매경에도 누가 돈잃었다 짜증내는 이마져도 없이 그저 즐겁기만 합니다.

어른들에겐 발시린 차가운 계곡물에서 몇시간 물놀이하는 아이들의 젊음(?)-동심도 부럽지만, 아이들의 즐거운 모습에 그저 흐뭇해지는 내모습을 발견하면 '아뿔사 나도 늙어 가는구나!' 하고 세월의 무상함도 느낍니다만 결국엔 스스로 대견해 합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는 겨우 텐트나 펜션내 안전한 장소에서만 자유시간을 가지니 그 아까운 시간동안 분초를 다투며 걷기연습에 여념이 없습니다. 몇 발자욱 가다 넘어지고, 뒤뚱뒤뚱 걷다 넘어지고... 그러나 언젠가 성공할 완벽한 걸음마를 위해 쉼없이 아픈줄 모르고 또다시 걷기에 도전하는 아이를 보자면 제가 쉬엄쉬엄 살아왔던 인생을 반성하게 합니다.
 

비록 휴가와서도 또다시 유모차에 갖히는 신세로 전락한 우리 아들, ㅋㅋㅋ 그래도 효자아들을 때문에 많은 즐거움과 배움을 가질 수 있었던 여름휴가가 되었습니다. 내년에는 제 아들이 두발로 당당하게 세상을 밟고 즈려서서 보내는 또다른 생애 첫여름휴가가 되겠지요. 벌써 기다려집니다. *^^* 

버뜨... 휴가를 다녀온 다음날에도 여전히 저만 보면 아이는 '꿍가~꿍꿍까~'를 외쳐댑니다. 헐~ 그렇다면..... ㄷㄷㄷ 제 해석에 엄청난 오류가 있었던 것일까요? 아! 좋은 아빠되기 정말 쉽지 않습니다. ㅋㅋㅋ 각설하고,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 세상의 모든 짐을 훌훌 던져버리고 즐겁고 건강하게 인생에서 가장 즐거울만한 여름휴가 다녀오시길 바래봅니다.
 
모두 즐겁게 여름휴가 보내시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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