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에 해당되는 글 2건

어제 작성한 part1에 이은 팔불출 초보아빠의 출산기입니다.

사랑스런 아이 출산기 part1

얼마나 지났을까요? 복받쳐오는 감동을 억누르기 위해 분만실입구의 신발장 벽면을 바라보며 애써 눈물자욱을 지우려 애썼습니다. 결국, 창피를 무릅쓰고 데스크의 간호사에게 휴지를 빌려 감동을 닦으며 기뿐 소식을 전하려 대기실로 향했습니다. 분만상황에 안달하시던 장모님께서 제 모습을 보시자 무슨 일이 생긴건 아닌지 걱정하시더군요. 기쁨의 눈물이란 말을 전해듣고서야 안심하며 같이 기뻐해 주십니다. 거의 열시간여 참았던 긴장의 끈을 풀기위해 병원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담배를 피우며 감사를 드립니다. 벅찬 흥분을 진정시키고 분만실로 들어서니 포대에 쌓여 엄마옆에 누워있는 아이가 눈을 뜬채 바라보고 있습니다. 참 맑은 눈동자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순백의 모습이네요. 태어날때의 핏자욱이 아직 이마에 남겨져 있습니다. 고통스런 출산과정을 증명이라도 하듯 아이의 이마부분이 납짝하게 짓눌려 있네요. 며칠내로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 간호사가 안심시킵니다.

탈진한 산모와 함께 입원실로 들어왔습니다. 지친 아내에게 감사를 표하며 아내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분만후 3시간 동안은 아이의 검사와 안정을 위해 면회가 금지됩니다. 아내에게 출산후 처음의 식사를 먹이고서야 내아이를 보기 위해 면회를 갑니다. 출산을 알리는 아이들의 이름표가 벽면 게시판에 붙여져 있습니다. 남초현상으로 신부감이 없어 수입해야 된다는 남녀인구통계와는 달리 이 병원의 그날 출산상황은 여초입니다. 남아는 5명, 여아는 16명이 태어났군요. 갓태어난 아기들중 가장 우량아는 4.6kg의 남아입니다. 제왕절개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태어났을지 산모가 걱정될 정도의 덩치입니다. 남아의 평균은 3.3kg정도고 여아의 평균은 2.9kg정도군요. 가장 몸무게가 적은 아이는 1.67kg입니다. 동물도 제새끼는 알아본다고 제눈에는 제 아기만 보입니다. 오똑한 콧날이 살아있는 건강한 아기를 보니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로 이뿐 아이입니다. 

공식적 첫 대면을 마무리하고 병실로 돌아오니 아내가 조금씩 기력을 찾아갑니다. 그런데, 지연된 출산의 징후로 회음부 부분에 심각한 피멍이 들어 있습니다. 자연분만의 경우 보통 산모들이 12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걸어다닐 수 있다고 합니다만, 여전히 통증이 사라지질 않는다고 합니다. 절개부분이야 시간이 지나면 낫겠지만 출산의 고통스런 기억은 며칠간 지속될 듯합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신께서 인간에게 주신 가장 놀라운 능력인 '망각'이란 선물때문에 그 끔찍한 출산의 고통도 시간이 지나면 점차 사라지고 사랑스런 아기의 모습에 둘째, 세째 아이를 출산하게 만드는 힘을 가질 수 있겠지요. 자연분만을 원하고 실천한 아내의 인내와 노력이 고맙습니다. 미신처럼 들리겠지만, 자연분만을 통해 태어난 아이들은 더 똑똑하다고 합니다. 태어날 당시 엄마의 골반에 충분한 자극을 받은 아이의 뇌는 더 활발하게 움직인다는 설이 있답니다. 물론, 자연분만을 유도하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일수도 있습니다.  


곳곳에서 축하의 인사가 들어오고 대구서 어머니와 동생부부가 병문안을 왔습니다. 시대의 팔불출답게 빨리 아이를 자랑하고 싶어 안절부절합니다. 산모에게 축하와 덕담을 마치자마자 바로 아이를 보러 갔습니다. 다른 아이보다 조금 크고 길게 태어난 아이의 모습에 동생부부도 감탄사를 남발합니다. 갓태어난 아이 같지 않은 시원시원한 눈매와 콧날에 다른 아이를 보기위해 면회왔던 방문객들마져 칭찬을 늘어 놓습니다. 아! 형용할 수 없는 뿌듯함이 밀려옵니다. 한눈에도 사내아이답게 생긴 외모에 제 어깨가 힘이 들어갑니다. 그제서야 이 세상 모든 부모들이 아이자랑에 힘이 나는지 알 것 같습니다. 자신의 잘남보다 아이의 잘남이 더욱 기분 좋은 무엇입니다. 자식자랑에 부끄러움이 없는 부모의 마음이 이런 것일까요?


이틀동안 병원에 있는 동안, 매일 네차례 이상 아이를 보러 갔습니다. 조산실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의 얼굴을 익힐 정도로 뻔질나게 들락거렸습니다. 평생을 곁에 두고 볼 아이인데 뭐가 그리도 조바심이 나는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출산이틀째되는 날에서야 모든 긴장이 탁 풀어져 버립니다. 처음 맞추던 아이와의 눈맞춤 순간 저뿐만 아니라 이세상 모든 부모들은 자신들의 인생에서 가장 큰 결심을 할 겁니다. 아이의 출산으로 무거워진 어깨보다 더 벅찬 미래의 감동이 밀려오죠. 산모와 아이의 무사함에 행복해하는 동안 사상최대로 쏟아진 폭우마져 반갑기 그지 없습니다. 부산 시내 곳곳이 물바다가 되었다는 뉴스에 다음날 퇴원할 아이와 산모가 비때문에 고생하지 않을지만 걱정됩니다. 하늘에 구멍이 난 것처럼 억수같이 퍼붓던 장대비는 다행히 퇴원당일 멈추고 행복에 겨운 새생명과 함께 집으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2050년 한국인 40%이상 65세 이상
며칠째 뉴스에서 사상최저의 출산율에 걱정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OECD국가중 가장 출산율이 적은 나라가 대한민국이라고 합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세계 및 한국 인구현황통계에 따르면 저출산현상의 지속으로 2050년 한국인구가 지금보다 641만명이나 줄어들 것이라 합니다. 또 2050년에는 한국인 10명 중 4명이 65세 이상 노년층일 것으로 예상됐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노년층 비율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앞으로 겨우 40년 뒤의 일입니다. 

현재 가임가능한 세대에게 출산을 할 수 없도록 정책을 펴고 환경을 조성한 기성세대가 책임을 져야할 일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기성세대는 이기적인 생각으로 팽창정책에만 치우친채 엄청난 빛를 다음세대에게 짊어져야할 고통을 주기에 급급합니다. 그들에게는 현실만 있을 뿐이지 미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출산을 모조리 젊은 세대의 잘못으로 비난만 하고 있습니다. 참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부동산 공화국답게 자신들의 재산만 늘이고자 무리하게 팽창을 부추기고 있는 기성세대앞에서 어찌보면 저출산은 너무도 당연한 결과입니다. 88만원세대가 고물가 사회안에서 아파트가격에 허덕이며 살아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런 와중에 무리한 사교육비의 영향으로 감히 아이를 하나이상 만들어낼 용기마져 잃게 만들고 있습니다. 

벅찬 탄생의 순간을 담담히 글로 옮겨 보았습니다만, 마무리는 태어난 아이의 미래걱정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의 내용처럼 2050년이 되면 인구의 40%이상이 65세 이상이 될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저주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정부가 매번 거짓말하는 국민연금의 달콤한 유혹도 허망한 사기라는 결론으로 마무리 될 것입니다. 한 아이 갖기도 힘든 대한민국의 현실앞에서 정작 부모는 태어난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게 됩니다. 이 아이가 자라 성인이 되어 사회의 일꾼이 될 즈음이면 얼마나 많은 세금으로 사회를 책임져야 할까요? 아마 최소한 2~3명 이상의 노인세대를 먹여 살려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멍청한 기성세대의 탐욕이 신세대로 하여금 아이갖기를 두려워하게 만들고 있으며 결국 이러한 악순환때문에 대한민국의 암담한 미래가 현실로 다가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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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래비스 2009.07.13 13: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봤습니다. 8개월전에 제 첫딸이 나오던 날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첫 아기가 나올때 아빠의 심정은 다들 비슷한가봅니다. 저도 얼마나 울컥했던지.. 앞으로 힘든날도 많겠지만 아이를 보면 금방 다 잊게 되드라구요. 건강하게 잘 키우시길^^

  • 영현맘 2009.07.13 17: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헉~ 너무 많이 닮았어요~

    울아들보다 쫌 잘생겼네요 ^^

    건강히 무럭무럭잘자랄꺼애요...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제대로된 낮잠을 취하고서야 문득 정신이 돌아옵니다. 간밤 밤새 아기 뒷치다거리에 진이 빠지고 혼이 달아났습니다. 2~3시간마다 수유해야되는 것쯤은 아주 쉬운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수유뿐만 아니라 대소변을 갈고 보채는 아이를 챙기다 보면 30분도 제대로 눈을 붙일 수가 없습니다. 아! 이렇게 아이기르기가 힘든 일인 줄 미쳐 몰랐습니다. 천사와 같은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의 표정 뒤에는 이세상 모든 부모님들의 사랑과 정성이 담겨져 있음을 깨달아 가고 있습니다.

아이출산일자가 다가옴에 따라 다니던 회사도 관두고 모든 시간을 아이와 아내와 함께하기위해 어려운 결정을 하였습니다. 성인이 되고서 줄곧 제2의 고향으로 여기던 서울을 떠나 본가와 처가 가까운 곳으로 옮겼습니다. 제나이 또래면 벌써 고등학생인 자녀를 둔 친구도 있고 또 미혼인 채로 살아가는 독신남녀들도 있으며 아직 천생연분을 만나지 못해 여전히 인생의 반쪽을 찾아 기다리는 친구도 있습니다. 어쨌던 비록 늦은 결혼이었고 한번의 유산을 경험했지만 건강한 3.35kg의 건강한 남아를 얻게 되었습니다.

12시12분에 태어난 아이의 태명은 '복떵이'입니다. 팔불출스럽지만, 시원스런 콧매와 눈썹이 매력적인 아이더군요. 월요일 새벽3시경 진통을 느낀 아내를 모시고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초산의 경우 대부분 경험하지 못한 진통의 느낌때문에 어떤 것이 가진통인지 구별하기 쉽지 않습니다. 일요일저녁부터 조금씩 느껴지는 진통의 간격이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점차 빨라지고 있습니다. 예진시 병원에서는 진통간격이 5분일때 병원으로 오라고 합니다만, 진통의 주기가 정확히 5분이 되어야 하는지 아니면 더 기다려도 되는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일요일밤부터 꼬박 밤을 지새우고서야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병원으로 직행하였습니다. 도착하니 출산이 임박했다며 입원수속을 하라고 합니다. 진행상태는 벌써 40~50%를 넘어가고 있다고 하더군요. 병원도착시간이 새벽 4시15분인데도 속속 산모들이 아픈 배를 움켜잡고 들어서고 있습니다.

병원을 도착하니 안도하는 아내의 모습이 눈에 잡힙니다. 출산준비를 위해 옷을 갈아입고 진찰하는 동안 저는 복도에서 초조하게 기다렸습니다. 조금 지나니 친정엄마로 보이는 초로의 여성분과 신음소리로 고통을 대변하는 딸이 엘레베이터로 나옵니다. 그쪽도 진통이 시작된 모양입니다. 사람마다 아픔의 정도가 다른지라 잘 인내해준 아내와 다른 그녀의 모습, 그리고 처음 손주를 받아보는 초보할머니의 허둥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아내가 누워있는 병실에 들어서니 이마에 땀을 송글송글 흘린채 웃음으로 저를 맞이합니다. 몇차례 간호사들이 다녀간후에도 곧 태어날 아이를 위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합니다. 몰라보게 퉁퉁해진 아내의 저린 발을 나름 마사지도 합니다. 터질듯한 배와 함께 아이의 심전도를 연결한 기구의 심박지수를 사진으로 담아도 봅니다. 그리고 어마어마하게 아프다는 출산의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 무통주사도 맞았습니다. 그런데, 병실밖에서 만났던 그 모녀의 병실에선 아직도 고통을 호소하는 신음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잘 참아내고 있는 아내에게 그녀의 날카로운 신음소리가 두려움을 주게 될지 걱정이 됩니다.

통증이 심해옵니다. 잘 인내하던 아내도 고통에 조금씩 아파합니다. 평균 무통주사를 4번정도 맞는다고 들었습니다. 6시에 한번, 8시30분에 한번, 10시에 한번, 11시10분에 한번을 맞았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통증이 사라지질 않습니다. 밖에선 신음모녀의 절규와 함께 그녀의 남편이 도착하였습니다. 진행상황이 저희보다 늦은 상황인데도 통증을 참아낼 수 없나 봅니다. 주위 정황으로 보아선 통증을 이기지 못하는 딸을 보며 모친이 보다못해 수술을 이야기 한 모양입니다. 남편되는 사람이 언짢은 표정으로 밖으로 나갑니다. 결국, 그녀는 수술실로 옮겼습니다. 몇시간만 참았으면 좋았을터인데라는 안타까움이 듭니다.

주변 산실을 보니 모든 병실에서 고통을 참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련하게도 아픔을 참고 인내했던 아내가 대견합니다만, 그 이유로 진행상황이 늦은 산모들에게 먼저 출산의 기회가 찾아 갑니다. 마치 우는 아이에게 떡하나 더주듯 고통에 절규하는 임산부에게 의사는 먼저 발길을 찾습니다. 두어차례나 출산을 양보하고서야 담당과장이 들어와 출산을 준비합니다. 아내는 무려 11시부터 1시간동안 극심한 고통을 참아내고 있습니다. 아이의 머리는 이미 골반밑으로 내려와 있습니다. 자궁을 벗어난 후부터는 더이상 무통주사의 효과가 없다고 합니다. 인간으로 겪는 최고의 고통을 무려 한시간 이상 견디고 있는 아내는 더이상 참을 수 없다며 흐느낍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제의 입술이 바짝바짝 마릅니다. 몇차례 간호사 호출을 하였지만 여전히 묵묵부답입니다. 화가난 저는 간호사를 불러 세웠습니다. 그러자, 언제 그랬나는 듯 의사진이 병실로 들어 닥치고 출산진행을 돕습니다. 그리고 저를 가족분만실 밖으로 내쫓더군요.

멍해진 정신으로 가족분만실 입구신발장부근에서 기다리던 제게 간호사가 급하게 다가옵니다. 빨리 병실로 들어가라고 하더군요. 떨리는 마음에 병실로 들어서니 아내가 탈진한 모습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울컥 눈물이 쏟아져 나옵니다. 추스리지 못한 마음으로 아내를 응시하는 동안, 간호원이 저를 잡고 아이곁으로 데려갑니다. 보호장갑과 함께 가위를 손에 쥐어 줍니다. 그리고 살살 조심해서 탯줄을 잘라달라고 합니다. 머리속이 너무도 하얘저서 아무 정신이 없습니다. 눈물샘으로 시신경이 흐릿하여 아이가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멋지게 아이의 탄생을 기원하며 한마디 하려고 했던 희망사항은 현실의 벅찬 감동때문에 파뭇혔습니다. 탯줄을 조심스럽게 절개하니 피가 솓구쳐 튕깁니다. 멍하게 울고 서있는 저를 간호사가 아내곁으로 델고 갑니다. 목이 매어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촌스럽게 그저 눈물만 글썽이며 아내앞에 서있었습니다. 천근만근이 된 손을 올려 아내의 이마에 올려 놓았습니다. 그게 제가 아내에게 바칠 수 있는 사랑과 감사의 전부였습니다. 간호원이 다시 불러 세우며 아이의 신체상태를 점검해 줍니다. 눈코입귀, 손가락, 발가락 등등 그리고 저를 분만실 밖으로 다시 내쫓습니다.
 
*급한 일때문에 파트1로 이만 마무리하고, 다시 파트2를 조만간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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