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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상암에서 한국대표팀이랑 북한의 월드컵예선경기가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뻥축구인데 심판의 도움과 김치우의 천금같은 결승골로 가까스로 1:0으로 이겼고, 그제서야 굳었던 허정무감독의 표정과 그제서야 맘놓고 코를 풀던 모습이 TV화면에 클로즈업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뭐, 축구하면 생각나는 호랭내비 같은 연예인들도 화면에 잡혔고 소위 VIP로 불리는 정치인들도 TV에 한번 비춰 주고 특히 여자 피겨의 김연아 선수도 나와서 22 배번의 축구복을 전달받았습니다. 여하튼, 오늘축구의 전체적 관람평은 바로 친절한 '북한씨'와 운좋은 '한국씨'의 만남이었습니다.

상암동에 사는 이유로 축구경기때면 항상 직접 경기를 관람해 줘야하나 아니면 편히 집에서 봐야하나 고민에 싸이게 됩니다만, 오늘의 결정은 축구입장권 구입대신 통닭시켜서 TV로 관람하기로 마음먹었고 최소한 후반전 10여분 전까지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자부했습니다. 그만큼 전체적 내용은 볼게 없었고 한마디로 뻥축구였다는 이야기입니다. 팔꿈치로 친절한 북한씨를 가격해 코뼈를 부러뜨리고 코피 줄줄 나게 만드는 중상을 입히기도 하고, 얄미울 정도로 비교적 신사적인 북한씨들을 괴롭히기도 했네요. 게임이 끝나고 마지막 인사할 때 정말 제가 북한팀에게 미안할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웃으며 한국선수들에게 일일이 두손을 모으며 고개숙여 인사하는 정대세를 보면서 참 매너있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사실 북한팀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게임이었습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결정적인 찬스를 잡은 북한팀은,  후반 2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하던 홍영조가 크로스를 올려줬고 정대세가 헤딩으로 연결해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이운재의 재빠른 동작에 심판이 노골로 판정해 버리기까지 했습니다. 뭐, 중계진도 한두차례 리플레이를 틀어주고 설명하려다 골이 라인 안으로 들어가고 들어간 공을 이운재가 터치해 밖으로 빼내는 장면처럼 화면에 보여지니 아무말 안하고 구렁이 담넘어 가듯 그냥 조용히 넘어 가더군요. 사실, 제가 보았을 땐 이건 분명한 골이었습니다.

출처 : SLRCLUB 바로가기

국대축구를 관전하면서 대학교때 여자축구 골키퍼 출신 마누라의 불평이 싫지 않았습니다. 옆에서 배번 11, 16, 17번은 뻥축구의 전형이라 계속 궁시렁거리더군요. 슛이 목적이 아니라 볼에 머리와 다리를 갖다 대는게 목적인듯 보였으니 말입니다. 수십번의 슈팅중 유효슈팅이 겨우 세네번이었습니다. 볼점유율 75%이상을 차지하고도 골대앞에서 약해지는 국대를 보면 골대울렁증이 생각날 정도입니다. 잘 몰고 문전앞까지 세도하다가도 골대 앞에서는 귀신에 홀린듯 뭐에 쫓기는듯 '뻥축구'를 남발합니다. 흥분한 캐스터가 슈윳~ 외치다가도 골대위에 날라 다니는 뽈을 바라본뒤 겸연쩍어 하는 모습이 한두번이 아니더군요. 다행히 김치우가 바나나킥을 성공시켜 겨우 체면치레 했었던 그저그런 경기내용이었습니다.

멋진 지성씨의 활약도 보이지 않아 더욱 박진감 떨어지는 경기였습니다. 감동도 없고 재미는 더더욱 없는 그런 경기였네요. 꼭 기억나는 장면을 꼽으라 하면 한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정대세의 형이 화면에 클로즈업되고 바로 정대세가 그걸 보고 웃는 모습이 잡힌것(한민족인 가족인데 동생은 북한대표팀에 뛰고 있고 형은 한국에서 뛰고 있고 형제는 일본출신이니...참 안타까운 민족사를 보는 것 같아서), 그리고 김흥국의 과장된 감격...(아! 꼴이에요~꼬올~~) 그리고 팔꿈치에 정확하게 가격당해 나가 떨어지는 북한선수의 모습, 마지막으로 승부에 지고서도 공손하게 한국선수들과 인사하는 매너있는 북한팀의 모습이 오늘 경기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2002 월드컵을 준비하며 히딩크가 욕을 정말 많이 먹었죠. 뻥축구의 나라, 한국팀의 국대를 이끌며 무조건 믿으라며 했을때 대다수 국민들은 그 말이 히딩크의 뻥이라 생각했습니다. 전술훈련이고 나발이고 대부분의 시간을 체력을 키우는데 소비하는 히딩크를 보며 좌불안석하던 국대기술팀과 한국축구전문가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이 뻥축구가 한국전통의 군데리스리가를 만나 강화된 히딩크식 국대의 놀라운 전투축구앞에 세계일류팀들이 무너지게 되었고 월드컵4강의 신화를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축구의 신이 되었고 세계인들은 붉은악마에 매료되었습니다.

히딩크가 떠난 한국에서는 다시 뻥축구가 꽃피우기 시작했습니다. 군데리스리거의 지칠줄 모르는 체력은 남아 있습니다만, 이놈의 뻥축구에 보는 사람들 애간장이 타들어 갑니다.

요즘 국대가 슛을 남발할 때마다 '슈웃~'하는 소리가 안나오고 '뻐엉~'하는 소리로 바뀌어 터져 나옵니다. 그리고 딱 1초후, 여러곳에서 탄식이 들려오죠. 이젠 아예 자동입니다. 

오늘 경기후 북한팀 김정훈 감독은 뿔따구가 많이 났나 봅니다. 기자회견장에서 질문도 받지 않은채 '정상적인 경기가 아니었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의 말이 가슴에 와닿기에 조금 씁쓸한 밤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경기 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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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Backstreet Internet Zealot) World 썩어빠진 뒷골목인터넷세상에서 나의 포스팅이 필요 없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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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theparks.allblogthai.com BlogIcon 단군 2009.04.02 00: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답답함을 제가 드리는 켄버스의 그림들로 삭히시기를 바랍니당...^^...그러네, 마눌님이 대학 축구 골키퍼 이셨습니까?...주의 하세요, 걷어 차이지 않으시게요...ㅋㅋㅋ...트랙빽이 않되네요, 그래서 수동으로...
    http://theparks.allblogthai.com/2009/727

  • Favicon of http://999300.tistory.com BlogIcon 구슬 :D 2009.04.02 02: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북한측의 지나친 헐리웃 액션에 기가 찰 따름이었는데요.
    그럴때마다 경고를 준 심판이 왜 남한에게 골 찬스를 준것에 대해서
    단순히 운이 좋았다고만 할 수 있는건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누가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2002년 월드컵 이후로는 줄곧
    뭔가 허전하고 허술한 느낌의 경기가 계속 되어져서
    그렇게 잘 챙겨보진 않는데요.
    오늘 경기는 북한이랑 남한이랑 윗사람들끼리 짠 줄 알았어요;;
    골 넣기 전까지;;
    하도 골키퍼가 정확히 받을 수 있게 차거나 아님 말도 안되게 차고
    북한도 ..;;
    잘 모르는 저로썬 팀원들 손발이 잘 안맞는거 같아요.

  • Favicon of https://metalrcn.tistory.com BlogIcon Metalrcn 2009.04.02 02: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답답한 뻥축구만 계속 하더라고요.. 스코어도 사실상 홈에서 1:1이고..
    북한은 개인기량은 딸리지만 조직적움직임이 대단하던걸요...
    그리고 이청용의 팔꿈치가격은 고의로 보이네요.. 점프할때 팔꿈치 쓰는 고약한 습관이 든것 같은데.. 반성좀 해야할듯...
    그래도 어쨋든 뭐 결국 +3점;;;;;;;;;

  • 김태희 2009.04.02 04: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원수비, 카운터 어택이라는 상대팀 전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전술은 글쓴님이 말하는 뻥축구 이외에는 없습니다.

    당장 브라질, 영국, 이탈리아 불러다놓고
    한국팀에게 전원수비 전술 시키면 브라질, 영국, 이탈리아도
    뻥축구 하다가 유효슛팅 3~4개 나오고 경기 끝납니다.
    운좋으면 오늘 한국처럼 유효슛팅 3~4개중 한두개 들어갈 수도 있겠지요.
    물론 운이 좋을 경우입니다만..

    전원수비 아닌 전술을 상대가 들고나오면 한국도 무리해서 뻥축구 안합니다.
    최근 이란전을 기억해보시면 되겠네요. 그 때도 뻥축구였나요?

    몇년전 몰디브 홈에서 0대0으로 비기고 선수들 욕먹던게
    생각나네요. 몰디브 축협에서 몰디브가 유리한 경기를 하게 하고자
    현지시간 13시, 영상40도 에서 전원수비 전술 들고나온 팀 상대로
    힘겹게 뛰던 선수들 얼굴도 생각납니다. 끝나고 욕 많이 먹었지요.


    니가 감독해라 라는 이야기가 아닌, 상대편이 전원수비 전술을
    들고나왔을 때 어떤 전술이 효과적일지 한번쯤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답답한 느낌만 드실겁니다.


    그리고 Metalrcn 님, 이청용 선수의 에이스킬러짓은
    고질병입니다. 지난번에는 K리그 경기도중 상대편 선수와
    헤딩경합을 하는척 하며 상대편의 복부를 걷어차기도 했지요.
    점프해서 정말 정확히 복부를 노리고 차버렸습니다. 그 때도 반성을
    안했는데 이번 팔꿈치 정도로는 뭐.. 웃으면서 넘어갈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 Favicon of http://k2man.com BlogIcon k2man 2009.04.02 11: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는 정말 ...
    분명 골로 보였습니다. 고의든 아니든 심판의 정확한 심판하에 이뤄진 경기에서 승리했다면 기뻣을 것입니다. 어제의 승리는 이겼지만, 진것 보다 못한 찝찝함이 남는 경기였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 Favicon of http://paydayloansmag.wordpress.com BlogIcon 2012.08.03 01: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우 흥미로운 게시 반갑습니다 난 당신의 블로그를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