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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러나라에서 정부의 전폭적인 주도하에 이루어지는 스포츠산업의 부흥은 무엇을 뜻하는지 이번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생각해 봅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올림픽의 감동과 흥분을 잠시 뒤로 한 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셨으면 합니다.

이번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관제행사니 만큼 여러모로 대한민국의 88 서울 올림픽과 상당부분 닮아 있습니다. 엄청난 선수촌 아파트 개발사업과 세계 최고의 메인스타디움 건립 그리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과 동원된 학생, 군인 등의 행사참여자들은 규모면에서 당대 최고의 올림픽을 만들기 위해 곳곳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세계인의 축제, 인류화합과 평화의 축제라는 모토로 아마추어리즘을 표방하던 올림픽은 더이상 우리가 생각하던 순수한 열정의 스포츠 축전은 아닙니다. 많은 종목에서 실제 프로로 활약하는 직업스포츠인들이 올림픽 무대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많은 상업적 광고가 올림픽 어디에서나 노출되고 있습니다. 펜싱 은메달리스트 심현희양과 결승에서 대적한 이태리 선수는 우리가 알만한 스포츠 브랜드를 펜싱복에 그대로 노출시키며 몇차례 테이프로 붙여둔 부분이 노출되어 경기에 지장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더욱 웃긴건 왼쪽 어깨부분에는 테이프로 감추지 않았더군요.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올림픽에서 시상한 메달을 돈으로 환산할 수 있습니다. 무슨 말이냐구요? 각각의 메달색깔에 따른 각국의 포상금 제도죠. 금은 얼마, 은은 얼마, 동은 얼마로 메달의 색깔에 따른 포상금 지원이 됩니다. 나라에 따라서는 연금도 발생하죠. 한국과 같은 징병제국가에서는 종목에 따라 군면제라는 엄청난 특권이 주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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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어릴적 보았던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에 대한 감동을 조금 삐딱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현재 메달순위로 3위를 하고 있는 엄청난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단의 성과에 광분하며 기뻐해야 될 것이지만, 이제는 돈벌이나 정치적 음모에 이용되는 국민중의 하나로 이번 북경올림픽을 바라보고 있기에 남의 일 같습니다. 아니, 진정으로 남의 일입니다.

스포츠를 통한 카타르시스는 개개인과 집단의 욕구불만을 일시적으로 잠재울 수 있습니다. 보다 전문화되고 거대집단화된 스포츠 행위를 통해 이제는 직접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직업선수(프로)나 상업적 아마추어선수(세계선수권, 올림픽, 아시안게임)등을 통해 스포츠인과 자신을 동질화 시키고 동일화 시켜 대리만족을 얻는 경우가 점차 늘어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전두환 정권시절 국민들에 대한 정치관심을 무력화 시키기 위해 프로야구단과 프로씨름 등을 만들어 사회적욕구불만을 스포츠로 전이시켰습니다. 노태후 시절 올림픽으로 스포츠를 통한 단결과 단합 그리고 애국심고취에 방송사들은 정신이 없었습니다. 착하고 어리석은 국민들은 당면한 현실을 망각한 채 그저 윗분들이 만들어 놓은 조금 거대한 술판에서 시름을 잊고 취해버렸습니다.

IMF외환위기 당시 정말 암울한 분위기에서 많은 한국민들은 박세리 선수의 하얀 발 투혼을 보며 근심 걱정을 이겨 냈습니다. 방송사들은 몇번씩이나 박세리의 고난뒤 성공을 보여주며 애국가와 태극기가 오버랩되도록 반복하여 방송하였습니다. 저도 애국심이 불끈 솟아 나오더군요. 앞다투어 금모으기에 동참할 무렵이었습니다.

이번 북경올림픽을 보면 모든 방송사들에서 취재한 중국인들의 열정은 대한민국의 88올림픽때보다 결코 작지 않습니다. 모든 중국 인터뷰어들은 '찌아요 쭝궈(파이팅 중국)'을 목터지게 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1988년 약 20년전의 올림픽을 경험한 본인이기에 중국과 중국인들의 올림픽에 대한 자세가 웬지 낯설게 보입니다. 아니, 조금은 측은해 보입니다. 올림픽특수로 수많이 지어진 북경의 선수촌 아파트들은 몇년전보다 평균2배이상이 뛰었습니다. 경기도 많이 침체되고 있고 상해주식지수는 2000포인트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소문입니다.(이게 한동안 6000포인트 이상까지 올라갔었죠) 많은 타지인들은 북경시내 진입조차 불가능하며 올림픽을 위해 저임금으로 착취당하며 땀흘린 노동자들도 북경외각으로 퇴출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을 평화로운 민족이라 칭하고 가무를 즐겨한다고 공부시간에 배웠을 겁니다만, 중국인들도 결코 덜하지 않습니다. 뭐, 한국인이야 대포집에서 또는 현대에 와서 노래방, 나이트클럽에서 가무를 즐겨하지만, 중국에서는 집앞의 공원이나 큰 공원에 가보시면 많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스포츠 댄스를 즐기거나 음악을 연주합니다. 아침마다 수천년전부터 전수된 태극권 등의 기공무술로 몸을 단련하기도 합니다.

'만만디(천천히)'로 대변되는 중국인은 자유무역, 상업화를 조금 빨리 깨우친 한국과 일본보다 성격과 행동이 자유롭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워낙 큰 땅떵어리를 가진 나라이기에 각 지방마다 조금씩 다른 기질들은 있지만 보편적으로 중국인들을 대변하는 말이 '만만디'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낙천적이며 비교적 평화적인 다민족국가인 중국이 많은 악재로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티벳을 포함한 서장위구르지역의 일련의 분리주의사태와 갈수록 심화되는 빈부격차 문제입니다.

한중수교 초기에 많은 한국인들은 한국인사업가와 언론매체의 영향으로 '조선족 불신론'에 휩싸였습니다. 이간질을 잘한다느니 사기꾼이라느니 중국에가면 조선족이 조심 1순위라는 둥 이상한 말들이 난무하였죠. 그런데 말입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조선의 민족들이 왜 이렇게 같은 동포인 한국인들에게 이토록 비난받아야 했을까요?
바로 중국이 시장경제를 시작한후 한국인 사업가들을 통해 배운 상술과 잘못 배운 돈에 대한 철학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중국당국은 점차 높아져 가는 중국의 경제적 위상뿐만 아니라 대외적 위상도 고취시켜야 할 때라고 판단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메이드인 차이나는 저질, 불량품 또는 저가품이라는 생각을 깨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그 보다 더욱 중요한 현단계의 목표는 바로 중화주의(중국이 세계의 중심) 고취를 통한 자국민들의 단합과 애국심 생성에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중국공산당의 계획보다 빨라진 중국의 경제성장과정, 그리고 발생된 여러 문제점들이 급격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국은 오십여개의 소수민족으로 이루어진 다민족 국가입니다. 민족간의 분열도 점차 심화되고 있고 그기에 경제성장을 통한 빈부격차의 문제는 정말 심각한 지경입니다. 또한, 경제성장과 한국만큼 열정적인 교육열, 즉 세계화를 통한 지식의 축적으로 형성된 시민,학생계급을 통해 중국정치의 근간인 공산주의에 반하는 이적행위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민족주의, 개인주의, 자유주의, 민주주의는 경제성장에 따르는 당연한 부산물이었습니다. 초기부터 중국당국은 이러한 이적행위자체를 근절하기 위해 인터넷 사용을 막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점차 늘어만 갈 이러한 요구를 지속적, 강압적으로 막을 수만은 없을 것입니다.

그리하야, 중국당국이 염원하고 선택한 수단은 바로 올림픽이라 감히 생각합니다.
세계적 거장, 장예모가 직접 연출한 중국중화주의의 올림픽개막식을 보며 대다수의 중국인들은 엄청난 자만심과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느꼈을 것입니다. 올림픽을 통하여 중국내에서의 소수의 목소리는 점차 힘을 잃어 가고 있습니다. 바로 애국주의가 중국내에서 판을 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느 누구도 감히 중국에 대해 욕을 하거나 잘못을 지적할 수 없는 분위기로 되어 가고 있습니다. 거리 곳곳에 오성홍기(중국국기)가 나부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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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2008년 북경올림픽은 스포츠를 통한 대리만족과 일희일비로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국민들을 속박하고 있습니다. 뭐, 잘한 선수들에게는 충분한 박수를, 열씸히 노력한 선수들에게는 격려의 박수를 치면 될 뿐입니다. 그들이 국가적 영웅이네,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네 하는 유치한 이야기는 진정 소수의 위정자들의 바램이 아닐까요?

이번 올림픽을 통해 뒤에서 가장 기뻐하고 있을 사람들은 누굴까 한번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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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conteworld.tistory.com BlogIcon 컴속의 나 2008.08.13 12: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올림픽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일이 있으면 안되겠습니다.

  • Favicon of http://bulmyeol.net BlogIcon 불멸의 사학도 2008.08.13 14: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사진은 상당히 섬뜩했습니다. 한달 전에 실크로드 답사를 다녀왔는데, 시안->우루무치로 이동하는 일행과 반대방향으로 성화봉송이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아직 한참 남은 란저우에서도 성화봉송 행사장이 벌써 마련되어 있었고, 황하제일교에는 수많은 오성홍기가 나부끼고 있었습니다.(사람들도 오성홍기 패션과 문신으로 치장하고 있었구요)

    바로 다음날 지나간다는 돈황지역에서는 '티베트 독립분자'(조선족 4세인 가이드 曰)들의 방해가 예상된다며 쇠파이프로 인도와 차도를 모조리 격리시켜버리고, 기왕에 불온분자를 색출하고자 기차역과 박물관에도 X레이 검색과 몸수색을 했을 정도네요...그럼에도 사람들은 아무런 불만 없이 몸수색을 감수했습니다.(공항보다도 심하게 더듬더라구요)

    중국은 언제나 중화주의 기치 아래 뭉치지만, 언제나 계기가 마련된다면 뿔뿔이 흩어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비록 중국의 분열과 통일의 사이클은 300~400년 주기로 이루어졌던 것이 통례였지만, 사회의 변동이 극심해지고, 중국 역사상 초유의 빈부격차(최상류층과 극빈층의 격차도 문제지만, 중산층과 빈민층의 격차, 동부 해안과 서부 내륙의 격차가 심해지는 것이 더 큰 문제죠)와 다민족 문제로 몸살을 앓는 상황에서 얼마나 더 통합을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Favicon of https://nooegoch.tistory.com BlogIcon nooe 2008.08.13 17: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림픽 경기엔 봐야할 것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참혹하고 섬뜩한 일들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