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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맛난 음식 많이들 드셨는지요? 전 친가와 처가에서 너무 맛있는 음식들을 먹고 좋은 술을 마셔서 배가 산만해 졌습니다. 숨을 쉬기 거북할 만큼 정신없이 먹다가 보니 벌써 설날연휴의 마지막날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제 처가에서 마무리 인사를 올리고 곧 서울로 귀성길에 올라야 합니다. 다행히 조금 고생하여 KTX표를 구입하였으니, 영화를 보며 편하게 돌아가면 되겠네요. 여러분들께서도 지금쯤 귀성전쟁에 동참하고 계시겠지요.

예전부터 새해가 시작되면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만들기 위해 목욕탕을 연례행사로 찾고 있습니다. 친가에서 노천탕으로 유명한 팔공산XX호텔 사우나에서 새해 하루전날 몸을 씻었습니다. 인공으로 조성된 폭포수에서 떨어지는 얼음같은 차가운 물에서 정신일도를 하며 지난해의 묵은때를 벗겨 냈습니다. 예전 1박2일에서 박찬호선수가 얼음장을 깨고 들어갔던 그 차가운 물의 느낌과 다름이 없을 정도로 얼음장같은 물인데 그기에다 폭포수 밑에 들어가니 심장이 멎어 버리는 것 같은 냉기에 채 1분을 버티기 힘들드군요. 하하하. 어쨌던 친가에서 시설좋은 사우나에서 묵은때는 벗기고 설날 정성으로 준비된 차례를 경건한 마음으로 지냈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즐겁고 화목한 설연휴가 되셨을거라 생각합니다.

처가는 부산입니다. 동래온천 등,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 많아 부산에 오면 언제나 목욕탕을 찾아 갑니다. 이번엔 처가 근처에 있는 단촐한 옛날식 동네목욕탕을 찾았습니다.


사진 정중앙에 보이는 굴뚝이 바로 목욕탕의 굴뚝입니다, 서울에서 좀처럼 찾아 보기 힘든 옛날식 목욕탕의 굴뚝이네요. 목욕탕(온천) 마크가 그려져 있고, 'XX탕'이라 써있습니다.
 

드라이기 1대랑 저울하나 그리고 조그만 세면대와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거울들만 있습니다. 크기도 요즘 유행하는 대형사우나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작습니다. 그냥, 집 목욕탕보다 약간 큰 정도로 아담합니다. 오늘 제가 다녀온 시간에는 입욕자가 아무도 안계시더군요. 제가 단독으로 이 목욕탕 전체를 전세내어 사용한 기분입니다.  


욕탕안에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습니다. 사람 한두명이 누우면 될 듯한 조그만 온탕하나와 옆에 냉탕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어릴적엔 이 작은 냉탕을 수영장삼아 즐겁게 물장구치곤 했었는데 지금 보니 정말 초소형의 목욕탕이네요 ^^ 


약 27인용의 락커가 있군요. 자물쇠가 없어진 것도 많구 열쇠도 조잡해 쉽게 도난의 우려도 있지만, 욕탕에 저혼자만 있으니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설연휴동안 너무 신나게 보냈고 이제는 이 목욕탕에 홀로 앉아 즐거웠던 흥분을 가라앉히기 좋은 장소입니다. 아주 조용하고 쾌적합니다. 대형사우나에 갈때마다 인파에 치이고 비릿한 사람냄새, 오줌냄새, 땀냄새에 기분이 나빴는데 이런 허름한 구형의 목욕탕에는 새로운 맛과 냄새가 있습니다. 혼자 풍류를 즐기는 목욕하는 맛을 느낄 수 있으며, 근사한 목욕물 냄새와 사람사는 냄새를 맡을 수 있네요. 


여탕에서 나올 마눌님을 기다리다 문득 심심해서 '피로격퇴' 발마사지기를 이용해 봅니다. 200원에 5분 이용할 수 있군요. 캬캬캬 요즘 대형 사우나에 가면 볼 수 있는 2000원짜리 전신마사지기와 비교해보면 소박하지만 그래도 나름 피로회복효과가 있는 발마사지기입니다. 목욕을 마치고 타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사이다 한병으로 목을 축입니다. 원래 목욕뒤 마시는 바나나우유가 최고인데 오늘은 사이다로 대신했습니다. ^^

친가에서 한번, 처가에서 한번 이렇게 '새해맞이 목욕탕 순례'를 끝냈습니다. 한결 가벼워진 몸과 상쾌해진 마음입니다. 2008년의 악몽같은 경제상황도, 어려웠던 현실도, 힘들었던 스트레스도 모두 씻겨 내려간 기분이네요. 여러분들께서도 이렇게 사라져가는 구식 목욕탕을 찾아 가셔서 조용히 혼자 묵은때를 벗겨내 보세요. 마음도 정갈해지고 몸도 깨끗해 진답니다.

 새해맞이 목욕탕 순례에 동참하지 않으신 분들은 지금이라도 때수건 한장들고 동네목욕탕 순례가 어떠실지요? 아무쪼록 올한해 이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께서 즐겁고 소중한 행복의 나날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m(__)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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