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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어머님께서는 63세로 초등학교 마지막 수업을 담당하고 계신 분입니다. 최근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대구로 내려와보니 활력에 넘쳤고 또 정신없었던 서울생활과는 달리 너무나 조용한 느낌에 고즈넉함까지 들고 있습니다. 

제가 다녔던 초등학교(국민학교)시절과는 너무도 다르게 학급도 많이 줄고 있고 특히나 한 학급의 아이들 숫자는 더욱 줄어들고 있습니다. 보통 한반에 63~4명의 정원이 있었던 그시절과는 달리 요즘은 30명선을 겨우 채우고 있는 모양입니다. 나날이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받아 들이시는 분들은 이나라 선생님들일겁니다. 얼마전 모신문사의 뉴스를 보니 이십년뒤의 수도 서울의 여성인구분포는 50세이상이 과반이상을 차지한다는 무시무시한 통계도 있었습니다만, 사실입니다.

각설하고, 요즘 어머님께서 퇴근하실때마다 잔반을 집으로 가지고 오십니다. 매일 훌륭한 요리사의 레시피에 따라 자라나는 아이들의 영양상태를 고려한 나쁘지 않는 반찬들입니다. 해외출장을 자주 다니며 다양한 나라의 고급호텔에서 끼니를 때웠던 필자가 봐도 결코 나무랄때 없는 식단입니다. 당신의 말씀을 인용하자면 끼니마다 많은 밥과 찬이 남아 처리가 곤란하다고 합니다. 이 훌륭한 음식이 짬통에 버려지는 것이 아까워 적지 않은 선생님들과 학교관계자들이 일정량이나마 따로 모아두었다 퇴근시 집으로 가져온다고 합니다. 배식조절에 실패한 요리병은 영창감이라는 군시절 우스개 소리가 있습니다만, 상명하복식의 군대와는 달리 어린 학생들에게 강제로 일정량을 먹이게 할 방법은 없겠지요. 그래서 평소 식사량보다 적게는 할 수 없어 평균이상으로 식사량을 조절하다보니 항상 잔반이 남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초등학교에서는 급식이 의무화되어있기에 점심때나마 배를 곪는 아이들은 없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예전에는 반마다 최소 10%이상의 학생들이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해 정말 운동장에서 수돗물로 배를 채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요즘처럼 먹을 것이 널려 있는 시절과는 달리 항상 배고팠던 먹성좋은 그시절의 굶주림은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그 참담한 느낌을 모를것입니다. 혼분식에 계란후라이 하나면 충분했던 그시절, 소고기 조림이라도 나오면 친구들 눈치보며 광분하여 혼자 몰래 먹으려 애썼던 그 시절이 기억납니다.

그런데, 가끔씩 TV로 보다보면 결손가정이나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이 적지 않게 보도되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학교에 있을 때만큼은 식사가 제공되니 한걱정 놓아보게 됩니다. 하지만, 인간이란 동물의 신체 사이클이 일일삼식의 배꼽시계에 길들여져 있다보니 끼니마다 배꼽시계에 달린 종이 울리는 것은 막을 수 없겠지요. 지금 대한민국엔 모든 아이들이 세끼 끼니를 맘편하게 섭취할 수 있을까요? 아직도 배를 곪고 다니는 아이들은 과연 없을까요? 사회의 취약한 계층을 돌아다보면 분명, 배불러 먹거리 투정하는 아이가 아니라 먹거리가 없어 주린 배를 움키고 있는 아이들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감히 주장합니다. 학교급식마다 일회용 반찬통을 준비하여 필요한 아이들이 담아 집으로 가져 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면 어떨까요? 또는 어린 마음에 이마져 상처가 될 수 있기에 배식을 담당하시는 배식담당 학부모나 영양사 또는 조리사 선생님들께서 필요한 수량만큼을 전체 학생들이 충분히 식사를 마친 후에 따로 용기에 담아 어려운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어떨까요?

잔반의 음식쓰레기던 배식조절에 실패한 남은 반찬이던 간에 모조리 짬통에 짬해서 주변 농가의 돼지사료나 거름으로 사용했던 군시절의 기억의 납니다. 학교급식후 남은 멀쩡한 음식마져 나라가 부강해진 탓에 짬통에 쌓이고 결국 동물사료로 이용할 수 밖에 없겠지요. 얼마나 아까운 일입니까? 그럴바에야 정성들인 아까운 음식을 결식아동에게 제공한다면 일석이조의 효과가 아닐까요? 물론, 사후문제발생처리의 어려움때문에 일을 벌이지 않으려는 공무원의 보신주의도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잔반을 결식아동에게 공급하였다 발생하는 문제점, 예로 들면 아이의 관리소흘로 발생되는 음식의 부패 등의 문제로 책임을 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때문이지요. 

하지만, 학교는 배움의 터전입니다. 지식을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이 사회를 같이 살아가기 위한 지혜을 배우는 전당입니다. 추후발생할 문제는 미리 충분히 가르쳐야지요. 식중독의 문제점, 발병원인 등을 꼼꼼히 가르쳐 아이들에게 삶을 배우게 만들어야지요. 이렇게라도 하여 자라나는 아이들의 주린 배를 조금이나마 채워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아깝게 남은 밥과 찬을 음식쓰레기로 버리는 낭비를 줄일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영양가 있는 식단을 삼시세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매일 엄청난 양의 음식물쓰레기가 버려지는 아까운 현실을 걱정하며 조금씩 잔반을 싸서 힘들게 들고 오시는 선생님이신 어머니를 보며 필자의 생각을 적어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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