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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으신 분들은 토요일 저녁 8시가 될 무렵 편의점이나 마트의 로또판매소를 허둥지둥 찾아 다니는 상기된 표정의 소시민들을 심심찮게 목격하신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이유는 저녁 8시에 마감되는 로또를 사기 위함이고 그들의 무의식에선 마법에 걸린 신데렐라에게 들리는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리기 때문입니다.

계모와 양언니들의 천대에 언제나 구박당하던 부엌데기 신데렐라가 현실을 넘어 마법의 세계로 빠질 수 있는 그 유일무이한 시간이자 환상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임계점이 바로 무도회가 열리던 그 날의 자정, 밤 12시이자 오전 0시입니다. 그녀는 순간의 황홀감에 도취되어 시계바늘이 12시를 알리는 줄 모른 채 왕자님과 멋진 댄스 삼매경에 빠져 있습니다.

댕~뎅~뎅~뎅~뎅~뎅~...

웅장한 성의 화려한 무도장에 낮고 길게 진동하는 괘종의 울림이 6번을 울릴 때 즈음 문득 아득한 이상세계에서 벗어나 몇초뒤 닥칠 현실세계에 혼미한 정신을 차리게 됩니다. 아름다운 유리구두를 잃어 버린 줄도 모른채 무서운 속도로 계단을 뒤로 하며 거대한 출입문을 향해 돌진합니다.

마법의 시간 12시, 이 시간내 문밖으로 탈출해야만 자신의 초라한 행색을 왕자와 다른 참석자들에게 들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시간내 문을 열고 성밖을 벗어날 수만 있다면 사람들의 비아냥과 조소 그리고 그나마 인정있는 사람들의 동정을 받지 않아도 되죠. 그렇기에 그녀는 죽을 힘을 다해 발목이 접혀지는 것도 잊은 채 외발에만 유리구두를 걸친 채 성문을 향해 돌진합니다.

비록 신데렐라는 그저 동화속 이야기 주인공이지만 현실속의 적지 않은 로또 매니아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날 새로운 모습의 신데렐라들은 부와 신분의 상승을 위해 토요일 오후 8시 주변의 로또판매점을 찾기에 혈안되어 있습니다. 현실과 마법의 경계로 삼는 시간적 경계이기에 더욱 큰 의미를 스스로 부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414회차 로또의 1등 당첨자는 인천 부평구 일신동에 있는 욱일슈퍼에서 나왔습니다. 자동으로 선택하여 1등 당첨된 금액이 무려 117억원이나 됩니다. 과연 이정도의 금액이라면 현대판 신데렐라로 불리우기에 손색 없을 정도로 큰 당첨금입니다. 다만, 며칠전 포스팅한 '허각의 우승상금과 로또당첨금 이야기'(바로가기) 통해 알려드린 로또 당첨세금을 공제한다면 실 수령액은 78억 정도로 알려진 100억을 훌쩍 넘는 당첨금과 큰 차이가 납니다만 쓸데 없는 투자와 투기 그리고 호사로운 낭비만 없다면 3대 정도는 충분히 사용하고 남을 정도의 금액입니다.  

신데렐라가 달리 신데렐라가 아닙니다. 2등 당첨자는 무려 35명, 당첨금은 1인당 5천5백7십만원입니다. 세금(22%) 공제하고 나면 4천3백4십만원입니다. 긴장된 마음으로 당첨번호를 맞춰보셨던 35명들은 공돈이 무려 4천만원 이상 생기셨음에도 불구하고 배아파 앓아 누우실 겁니다. 번호 한자리때문에 백억원에서 5천만원대로 내려 앉은 셈입니다. 3등 당첨자의 더 쓰린 속마음은 말로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전국 각지의 1220명의 분들이 한자리 번호때문에 천당과 지옥을 왔다갔다 할 겁니다. 1백5십8만원인데 역시 세금공제하자면 1백2십3만원씩 한사람앞에 떨어질 겁니다.

필자도 로또에서 무려 두차례나 5자리 숫자에 당첨된 적이 있습니다. 초창기 게임당 2000원 시절 3등 당첨되어 세금 공제하고 약 3백2십만원을 받았고 게임당 1000원 시절 3등 당첨되어 세금 공제하고 약 1백 2십만원을 받았지요. 매번 꽝 아니면 5등만 당첨되다 3등에 턱하고 당첨되니 기뻐 했지만 그것도 잠시, 거래은행에서 다른 거래처 여사장님이 저랑 동차에 3등 당첨되시고 한 숫자 차이로 80억이나 되는 1등 당첨금을 놓쳐 버린 안타까움에 몇일째 식음전폐 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니 필자도 그제서야 슬금슬금 배가 아프고 속이 쓰리기 시작하더군요ㅋ

각설하고, 이번 회차 당첨 되신분들 축하드리고, 고액 당첨자 분들은 공돈이라 여겨 펑펑 쓸모없는 곳에 사용하지 마시고 의미있게 사용하시면 더욱 큰 복 받으실 겝니다. 뭐, 당첨되시지 못하신 분들께선 이번 회차에서 2등이나 3등에 당첨되신 분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스스로의 위로로 삼으시고 이번 회차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꾸준히 이월 또는 1등 당첨자 1명 시대를 학수고대 하시다 보면 언젠가 님들께서도 현대판 신데렐라로 등극하실 때가 분명 올 터입니다. ^^ 그러니 너무 안타까워 하지 마시고 화창한 가을,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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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꿈자리가 뒤숭숭했습니다. 평소엔 제대로 꿈을 꿔본 기억이 자주 없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꿈꿔보는게 소원이던 사람이라 꿈에서 깨지 않으려 발버둥 치기도 합니다. 그런데, 평소와는 달리 유난히 아침까지 다른 종류의 꿈을 4~5편 연속으로 꾸게 되었습니다. 밤새 여러편의 꿈에 시달려 몸과 정신은 지쳤지만, 꿈속에 보란듯 등장한 로또당첨번호를 기억하고자 아침나절 시름했습니다. 그리고, 길몽인지 예지몽인지, 아니면 개꿈인지 생각은 잊어 버린채, 한달여를 고대하던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아기다리고기다린 끝에 드디어 아바타를 보고 돌아왔습니다. 아이맥스의 3D 상영관에서 상영시간 3시간이 훌쩍 흘러갈 정도로 재밌었던 영화였습니다. 보통이면 2시간 짜리 영화 중간에서 부터 화장실을 찾게 되지만, 상영중 맥주피처 2잔이나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입체영화 포스에 오줌발마져 사그라든 모양입니다. 감동의 여운을 뒤로한채 집에 돌아와 컴퓨터를 키니 나도 모르게 자동 구입되었던 해외로또의 당첨금을 제발 찾아가 주십사 간절히 요청하는 메일이 와있습니다. 


금액을 살펴보니, 어디보자....허걱, 미화 백오만삼백불입니다. 긴급히 오늘자 환율로 환산해보니 대략 1,175,810,850원입니다. 십일억 칠천오백 팔십만 팔백오십원이군요. ㄷㄷㄷㄷㄷ 


백만불이 넘는 금액이니 눈알이 뒤집어 지고 심박수에 간이 배밖으로 삼십육계 줄행랑 칠만도 하건만, 두가지 이유에 냉정이 찾아오고 무덤덤해 집니다. 첫째 이유는, 백만불이면 세계공인 랭귀지인 영어표현으로도 '백만장자'가 될 수 있는 큰 금액인데, 이걸 대한민국 현실로 계산해 보니 강남이나 목동에서 마흔평짜리 아파트 한채도 살 수 없는 고만고만한 가치라니 흥분이 사그라듭니다. 둘째는, 위아래 가릴 것 없이 온갖 같은 편법과 사기가 판치는 대한민국의 현실상황에서 버티다 보니 이 죽일놈의 '의심병'때문에 로또당첨되었다는 편지도 쉬이 믿어줄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메일인지 보여 드리죠.


개인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자, 제 이름를 '복터진님'으로만 변경하였습니다. 살펴보면, 오만불과 삼백불짜리 지불보류지만 지불유효한 건이 1건, 그리고 백만불짜리 지불보류, 지불유효건이 1건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복권의 추첨방식은 '자동' 또는 '번호선택'을 통해 고르는 방식으로 한국의 로또와 거의 흡사합니다. 다만, 로또구입비용이 없으며 전세계인이 참여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착한 분들이라도 백만불 이상의 로또당첨금액을 찾아가 주십사 이토록 애원하다니 '의심병'이 도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이전 메일함을 살펴보니 수십통의 로또당첨금 찾아가라는 이메일이 들어와 있습니다. 내용을 보니 별차이가 없습니다. 당첨되었고 본인확인 절차를 밟아 빨리 당첨금을 수령하라는 이야기 뿐입니다. 


여기서 잠시 고민에 휩싸이게 됩니다. 비록 당첨금이 아파트 한채 제대로 구입하지 못하는 푼돈(?)이지만, 팍팍한 경제현실을 생각해 봤을 때 겨우 몇분의 시간을 투자해 당첨금을 수령해 보는 것도 나뿐 선택이 아니라 판단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끄는 대로 클릭하였습니다.


핀번호(개인정보번호) 유효성에 대한 요청서와 상금지급요청서가 등장합니다. 그럴듯하게 붉은 막도장을 찍은 듯, 오른편 상단에 verified(확인) 도장도 찍혀 있습니다. 신원확인때문에 신용카드정보를 기입해야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만, 예리한 눈으로 살펴 보니 역시 '사기질'입니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게' 만들어 주신 우리나라 훌륭하신 정치인님들과 사회지도층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럴땐 이 죽일놈의 '의심병'이 그다지 나뿐 것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충 번역하자면, 매달 9.99불을 지불하여 무료로또 사이트를 이용했다면 상기 금액에 당첨됬을 텐데, 참 아깝다는 내용입니다. '어떤 놈들은 단돈 9.99불에 수백만불에서 수천만불을 벌써 타먹었는데 당신은 뭐하고 자빠져 있냐?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미래의 당첨을 위해 6개월이상 매달 9.99달러를 지불하라'는 염장질 일삼는 청구서입니다.

젠장! 사기질은 세계 어디에서도 환영받고 있는 모양입니다. 밀레니움이 지나고 새천년이 되니 국내 국외할것 없이 사기질이 유행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기사, 9.99달러의 푼돈을 모아 떼부자가 되고자 노력하는 이놈들의 잔머리만 비난할 필요조차 없을 지경입니다. 이미 대한민국땅에선 보지도 않는 2500원짜리 TV수신료를 두배이상 인상하자고 난리인 형국이니 말입니다. 그뿐만이겠습니까? 4대강이나 대운하나 그게 똥인지 된장인지 꼭 먹어봐야 알겠습니까? 행정도시라는 앙꼬빠진 세종시가 오리지날 세종시보다 더 낫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오버랩됩니다.

똑똑한 대한민국 국민여러분, 옛말에 '온고지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옛 것을 익혀 그것을 미루어 새것을 앎'이라는 뜻이지요. 필자가 국제적 사기꾼들의 사기메일에 현혹되지 않은 이유도 훌륭하신 나랏님들의 가르침 때문이었습니다. 대한민국 현실상황의 '온고지신'을 통해 수십억짜리 사기질에 코웃음 한방 날려줄 배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라옵건데,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께서도 미래의 현명한 선택을 위해 '온고지신'을 마음속에 담아 두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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