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셨습니까? 안타깝지만 그나마 애정이 있기에 정초부터 대통령 쓴이야기로 포스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경인년 새해 첫 날 업무를 시작과 동시에 현충원을 찾아 헌화를 하며 현충문 옆에 비치된 방명록에 "일로영일의 마음으로 나라의 기초를 튼튼히 닦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주어는 당연히 글쓴이라 생략되었으니, 이 문장에서 중요한 것은 목적어와 술어부분이 되겠습니다. 목적어는 '나라의 기초'며 술어는 '닦겠습니다'군요.


건국 반세기가 지난 나라, 선진국에 진입한 나라에서 아직도 기초를 닦겠다는 발상, 어떠한 의미를 두고 하신 말씀인지 참 허무합니다. 분명히 기초조차 제대로 닦이지 않은 나라로 스스로 생각하고 계셨기에 정초부터 큰 의미를 두고 방문한 자리에 '기초를 닦겠다'는 글을 후대에 남기신 것이겠지요. 'OECD국가' 타령과 가장 빨리 경제위기를 극복한 '선진국' 타령을 귀에 못박히도록 자랑하던 '선진국병'에 걸린 정부였습니다. 소위 세계경제를 리더하는 우수하고 저력있는 나라를 선진국이라 일컫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김영삼 정부시절인 1996년 OECD에 가입하여 선진국에 진입한 나라입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 본인은 무슨 이유때문인지 대한민국을 기초조차 닦이지 않은 '사상누각'의 나라라 생각한다고 정초부터 양심선언 하는 꼴입니다.

공부에 소질 없는 아이들의 특징이 '매번 공부하기전 책상정리하기'입니다. 책상정리하다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맙니다. 그나마 책이라도 펼쳐보는 아이라도 기초만 닦다 지쳐갑니다. 매번 똑같은 목차와 첫번째 장만 유독 까맣게 달아 너덜너덜해져 있지요. 지금 당장 여러분 아이들의 방으로 가서 아무 책이나 훑어 보십시요. 만약 당신의 아이가 공부를 잘 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십중팔구는 앞만 까매진 책들로 가득할 겁니다. 그렇다면? 당신의 아이는 분명 기초만 닦다가 지쳐 우등생이 되지 못한 '머리 나뿐데 부지런하기까지 한 아이'일 겁니다. 

기초가 튼튼하게 닦여진 결과 자랑스럽게 이미 선진국의 반열에 우뚝 선 '대한민국', 그런데, 이 나라의 대통령께서 정초부터 난데없이 '기초닦기' 타령을 시작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할 겁니다. 하지만, 주변서 아무리 말려 봤자, 괜히 불도저겠습니까? 기초를 못 닦게 하면 청와대 유리창이라도 닦겠다 설레발 치실 터인데 그냥 청와대 청소원들과 비서관들 정초부터 힘들게 고생시키지 마시고 가만히 청와대앞 언덕에 올라 아직도 '가훈이 정직'이라 확신하는 그 '양심'을 닦으심이...

물론, 대통령께서 앞서 제가 언급한 의미의 '기초닦기'를 말씀하시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故노무현 전대통령시절, 사사건건 비아냥되고 발목잡기를 일삼던 일부 언론들의 고약한 필체를 한번 흉내내어 보았을 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번 흉내 내다보니 마음속 한구석에 슬그머니 '진실'로 자리잡게 되는 것 같습니다. 상상만 해보았을 뿐인데, 실제로도 그런 것이 아닌가 의문이 따라붙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광고처럼 '생각대로' 라는 광고카피는 정말 무써운 것이었군요. 불량언론의 저급한 속임수가 국민들에게 먹혀든 이유가 바로 이런 것 아닌가 여겨집니다.

덧붙여 반공시절 적대시 하던 '속도전'이라는  단어가 정부의 구호로 등장하니 세상 참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UAE 원전수주건은 이미 대통령 출국 십 며칠일전 통보되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국민들에겐 '어렵다, 부정적이다'는 뉘앙스의 드라마적 요소를 뉴스에 삽입함으로 '극적반전'을 유도하며 대통령의 터진 입술까지 홍보하는 일부 언론의 낯뜨거운 MB어천가에 손이 오그라들고 얼굴마져 화끈거립니다. 불량언론의 선동으로 적지 않은 국민들이 노무현 전대통령에게 '참 가벼운 입을 가지셨다'고 세뇌되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입으로 시작해서 입으로 끝난 정부'가 과연 참여정부였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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