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이 이슈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드라마 '아이리스'의 촬영을 위해 서울도심에 위치한 광화문광장주변을 촬영장으로 허가했다 강북권 서울시민들의 교통체증 비난에 휘말린 서울시가 이번에는 스노우보드월드컵 개최를 위해 광화문광장을 택했다고 합니다. 기발하고 참신한 참모들에 의한 발상에 환영일색을 기대하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상상외로 불어오는 역풍에 뿔났다고 합니다. 그의 블로그에 포스팅된 '광화문광장의 스노우보드와 서울브랜드 마케팅'을 보면 답답한 심경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습니다.

'내일 개최되는 FIS 스노보드월드컵 <빅에어>대회를 위해 광화문 광장에 스키점프대가 설치된 것을 두고 오가는 설왕설래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답답한 것은 이 대회를 두고 '오세훈 시장의 선거전략' 운운하는, 근거없는 오해입니다.(중략)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에서 이번 대회를 치르기로 결정한 것도 우리 서울을 세계 각국에 널리 알리기 위한 고심 끝의 결정이었습니다. 제 블로그를 관심있게 봐 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저는 우리 서울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우선 '서울'이라는 브랜드를 전 세계에 널리 알려야 한다고 확신합니다.(중략)

 제가 답답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서울을 홍보하고 서울의 브랜드를 마케팅 한다는 것은 이처럼 우리 서울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에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입니다. 그럼에도 이를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모른척 하는 것인지, 최근에는 서울시의 이러한 노력에 대해 '서울시장 재선용' 이라는 딱지를 붙여버린다는 점입니다.(중략) 

[출처] 광화문광장의 스노우보드와 서울브랜드마케팅|작성자 오세훈


서울시를 세계적 도시로 홍보하여 장차 서울브랜드로 대한민국을 이끌어야만 한다는 구국의 절박함을 호소하는 오세훈 시장의 우국충정의 마음을 시민들은 제대로 알아주지 못하는가 봅니다. 그의 획기적 발상을 달나라 이야기로 치부하며 당장의 불편을 못마땅해하는 시민들이 야속한 모양입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상위 5%가 아닌 다음에야 먹고 살기도 빠듯한 요즘 딴따라들의 공연에만 몰두하고 있는 서울시의 마인드가 시민들의 그것과는 이질감이 느껴진다는 사실은 생각하지 못하셨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기발한 발상이 아닌 다분히 한심하게 보여 질 수도 있다는 점을 너무도 쉽게 간과하진 않았을까요?


박차오른 스노보드가 세종대왕 뒤통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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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뉴욕이나 동경, 그리고 파리 같은 대도시 한복판에서 이러한 대회를 개최하지 않았는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단순비교상 앞서 열거한 도시의 개최능력이 되지 않아 못했을까요?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문화도시란 일회성 이벤트의 나열로 뚝딱 만들어 지는 것은 분명 아니기 때문입니다. 몇세기를 걸쳐 축적된 전통있는 도시의 특색이 세계인들의 입맛에 맞아야 비로소 문화도시로 칭송되며 관광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市政이란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나아가 시민들 자체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 것임이 전제되어야 마땅합니다. 게임 시나리오상 존재하는 대도시 한복판에서의 스노보드장이라니 기발하다 못해 기괴하기까지 합니다. 들리는 말로는 뉴욕 도심 한복판에서의 영화촬영도 있는데 그보다 못한 서울중심에서 영화촬영은 당연하다는 이야기가 슬금슬금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영화촬영장소에 대한 이야기도 제대로 집고 넘어가야 할 것입니다. 시민들의 생활공간에 영화촬영을 빌미로 황금시간대에 통제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기껏 늦은 시간이나 새벽에 촬영허가가 날뿐입니다. 그것도 기껏해야 2시간 내외의 짧은 부분통제입니다. 그런데 드라마 아이리스의 경우는 낮시간 전부를 교통통제했다니 너무도 과감한 공무원들의 횡포입니다.

여기서 필자는 '청계천'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서울도심을 흉물스럽게 쌓아올린 청계고가도로를 제거하여 밝아진 서울시를 만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과감한 결정엔 박수를 보냅니다. 하지만, 잘끼워진 첫단추와는 달리 자기업적을 위해 임기내 건설이라는 강박관념에 쌓여 서울시 한복판에 콘크리트로 가로막힌 '거대어항'을 만들어 버린 한심한 마무리에 화가 납니다. 이 거대어항에 흐르는 물을 공급하기 위해서 매년 수백억의 세비가 사용되어 진다고 하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이니 친자연이라는 허무맹랑한 거짓말로 청계천 자랑질에 여념이 없었던 지난 대선을 익히 보아왔던 국민들입니다. 갑자기 신분상승한 졸부들의 그것마냥 전혀 안어울리는 옷을 착용한 것 처럼 겉만 화려하고 속은 텅텅 비었습니다.

화려한 겉만 봐달라는 정치인의 쇼맨쉽을 이미 경험했기에 오세훈 서울시장의 광화문광장이 여론의 포화에 당착한 것이겠지요. '절대반지를 가진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반지의 제왕의 멘트처럼 '서울시를 가진 자가 대한민국을 지배한다'는 세상이 이미 도래했습니다. 전직 서울시장의 꽃길을 보며 오세훈 시장의 숨겨진 포부도 이와 다름이 없을 것입니다. 서울시라는 절대반지의 거대한 마각과 유혹 앞에서 죽고 죽이는 싸움이 너무도 당연시 되는 암흑의 시대가 도래하였습니다.

사진 : 숭례문 방화현장 (국보1호를 잃어버린 서울시, 과연 문화도시의 자격이 있는가!)

가슴에 손얹고 생각해 보십시오. 대한민국의 상징으로 과대포장된 서울시, 그리고 화려한 포장지에만 둘러싸여 정작 서울시민을 불편하게 만들며 그저 '참으라' 강요하는 서울시정책당국의 만용과 오만이 문화와 역사의 도시 '서울'의 품격자체를 떨어뜨리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해야 할 때입니다. 고금이래 문화와 전통의 도시들은 조급증이란 강박관념에 쌓여 뚝딱 한순간에 만들어 낸 것이 아님을 재차 강조합니다. 서울시는 대한민국의 상징성 이전에 서울시민의, 서울시민을 위한, 서울시민에 의한 것입니다. 일부 정치가들의 정치권력 장난에 서울시가 심청이가 되어 인당수에 제물로 바쳐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의문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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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던 2009.12.11 15: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리스'는 영화가 아니고 드라마입니다.

  • 잘읽었어요 2009.12.11 18: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러가지 이견이 있을 수 있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 위와 같은 것 (서울 한복판의 스노우보드).
    그것과 관련하여 공중파의 한 카드회사의 광고가 생각이 납니다. (아마도 주최사 정도 되려나요?)
    'oo카드가 아니라면 누가 생각이나 하였겠는가....' 라는 식의 말이었지요.

    전 사실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위의 아이디어.
    그런데 글 쓰신 걸 읽고 나니, 저와 다른 시선으로 한번 보게되는군요.
    모쪼록 생각의 방향을 넓혀주신 글 감사히 읽어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