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뒷골목인터넷세상님의 포스팅에 이어 릴레이 포스팅을 해보려고 합니다. 최근 글 중에 경로사상이 없는 젊은 사람들에 대한 일침을 하신 글을 읽고 저 역시 한명의 젊은 사람(전 20대 중반입니다.)으로서 저도 젊은 사람들의 입장에서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저도 늘 지하철과 버스같은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기에 종종 이런 문제에 대해 생각을 하곤 합니다. 많은 어른분들이 말씀하시길 요즘 젊은 사람들은 참 버릇없다고, 조금 더 직설적으로 이야기 하면 'ㅆ ㅏ가지가 없다'고들 합니다. 저도 가끔은 민망할 정도로 젊은 사람들의 철면피에 깜짝 놀라곤 합니다. 가끔 어떤 학생들은 책을 방패삼아 자리에 꿋꿋이 앉아있기도 하는데 이런 모습이 종종 서운하셨는지 얼마전에 지하철안에서 어르신들이 나누시는 이야기 속에 "요즘 사람들은 책만 있으면 만사오케이야."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 역시 어르신 분들께 섭섭(?)하기도 하고, 정말 궁굼하기도 했던 점들이 있었습니다. 어떤 날은 제가 부리나케 자리를 비켜드리면 오히려 자신은 노약자가 아니라는 표정으로,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앉지 않고, 일어선 제가 민망하게 "됐다며" 서있는 분들도 계시고, 또 어떤 분들은 너무나 노골적으로 자리를 비켜달라는 표현을 하시곤 합니다. 이럴때는 좋은 마음으로 비켜드리려고 하다가도 마음이 언짢아지고, 그 다음부터는 제 앞에 어르신들이 서있게 되는경우, 정말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저분은 노약자의 기준에 들어가는 걸까? 혹시 내가 비켜드리면 당신이 노인네 취급을 당했다고 언짢아 하시면 어쩌지?'하는 고민을 말이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런 자리다툼(?)을 넘어서서 경로사상이라는 것 자체에 위기에 직면하게 된 이유는 사회가 너무나 급속히 발전하면서 어른을 잃어버린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솔직히 우리사회에 어른이라는 존재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물론 故김수환 추기경님같은 분들도 계셨지만 일부 소수의 분들을 제외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어른을 만나기가 어려워졌다고 생각합니다. 대다수가 학생의 신분인 젊은 사람들이 어른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은 바로 학교 입니다. 그러나 대학교는 취업사관학교가 되어버리고, 중,고등학교는 입시를 위한 정거장에 불과한 현실에서 학생들은 어른을 만나기가 어려운 상태입니다.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말이 그냥 있는 말이 아니듯이 젊음이라는 현란한 터널을 지나며 수많은 고민들로 긴긴밤을 지새우는 이들에게 공부나 취업이라는 말 대신 따스한 말한마디 건내주는 어른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비가오나 바람이 부나 늘 항상 그자리에서 우둑허니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그런 듬직한 아름드리 나무와 같은 어른들의 관심을 젊은 사람들은 바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할아버지 선생님들이 무섭더라도 오히려 인기가 많은 걸 보면 이들이 어떤 존재를 바라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요?


많은 청소년 전문가들이 이야기 하길, 부모님이 없는 소년소녀가장들이나 혹은 방황을 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가장 필요로 했던 것은 이들이 잘못된 선택을 하거나 포기하려 했을때 자신들을 호되게 혼내줄 어른이었다고 합니다.


노인 한명을 잃으면 도서관 하나를 잃은 것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처럼 노인은 우리 사회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자산입니다. 그러나 주변에 도서관이 있어도 학생들이 찾아오지 않는다고 문을 단단하게 잠궈버린다면 그 안에 있는 책들은 먼지에 쌓여 갈 것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 젊은 사람들은 단지 어느길로 어떻게 가야 도서관에 닿을 수 있을지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알려주세요

은빛으로 빛나는 기적의 도서관이 가득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그러면 젊은 사람들은 누가 말하지 않아도 책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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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Backstreet Internet Zealot) World 썩어빠진 뒷골목인터넷세상에서 나의 포스팅이 필요 없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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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kimgiza.com BlogIcon 김기자 2009.03.09 19: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요즘 간혹 보면 몇개의 도서관은 문을 닫아도 크게 상관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좋은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

  • Favicon of http://daeil.tistory.com BlogIcon 벗님 2009.03.09 22: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 썼던 글이 하나 있는데 관련이 되는 것 같아 트랙백 보내 드립니다..
    어린 시절 작은 동네에는 어르신들이 많았지만, 누가 누군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부딪기는
    도시라는 곳에서는 어르신을 점점 찾기 어려운게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 Favicon of http://ani2life.egloos.com BlogIcon A2 2009.03.09 22: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내용 잘 읽었습니다. ^^

  • Favicon of https://apples99.tistory.com BlogIcon 주스오빠 2009.03.10 00: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데이터가 머리가 아닌 디지털 서버에 저장되는 세상이 온 이후부터 그렇게 변한 건 아닌지 싶습니다.

  • Favicon of http://bh0303.egloos.com BlogIcon black_H 2009.03.10 09: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심히 공감합니다.
    많은 서적들에서 급격한 도시화로 인한 노인분들을 사회에서 배제시키는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나이드신 분들은 젊은이들 보다 정보를 수렴하는데 더 혜안을 가지고 있다고 하던데요(물론 평균적으로 입니다)
    이런 나이드신 분들을 무조건 사회에서 배제하는건 국가적 손실입니다. 노인은 노인대로 공경할 충분한 이유가 있는것이죠...
    사실 어른을 무시하는 젊은이들이 하고있는 일이라곤 그저 어른들 말에 휘둘리는 것 뿐이 없는데요... 씁쓸합니다.

  • Favicon of http://love2bike.tistory.com BlogIcon 띵까 2009.03.10 09: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로사상이 엷어진데는 어른들의 문제도 크죠.
    존경할만한 어른이 별로 없다는데서부터(한국사회에서 롤모델이 될만한 윗사람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죠), 싸가지없기로는 젊은 사람이나 늙은 사람이나 매한가지라는 현실까지.
    염치없고 예의없기로는 애들도 그렇지만 어른들도 별반 틀리지 않습니다.
    지하철에서 만나는 무개념, 무매너 인간들 중의 다수는 젊은 애들과 늙은 어른들입니다.
    대접받지 못할 행동들을 해대니 그닥 존중해주고 싶은 마음도 없어진다고나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