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글을 작성하고 있는 저도 특별히 늙은 나이가 아닌데 벌써 20대초중반의 사람들과 심각한 문화적 차이를 경험하게 됩니다. 아직은 싱싱한 30대후반의 사람으로 느끼는 조금은 고리타분한 이야기를 꺼내 볼까 합니다. 경기도 안좋고 사회분위기도 안좋으며 어제 WBC 야구까지 콜드게임패를 당한 마당에 자극적인 글을 써서 그 분노의 불똥이 엄청난 비난의 댓글로 승화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볍게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한 성격하시는 분들이나 남들에게 조금이라도 싸가지 없다라고 들으시는 분들은 가급적 제 글을 무시하고 마음속의 쓰레기통에 가볍게 던져 주시길 바라며...

예전 제가 학생시절엔 '경로사상'은 마땅하고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어릴적 처음 학교에 가서 배운 것은 한글도, 영어도, 수학도 아닌, 웃사람에 대한 공경이었다고 생각납니다. '나라사랑', '부모효도', '경로사상' 등의 기본적 예의범절을 우선 배웠고 특히 제 부모님 두분 다 선생님이셨기 때문에 더욱 각인되고 수련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어린나이 조그만 손이 꽁꽁 얼정도의 추운 날씨에도, 너무 더워 픽픽 운동장 한가운데에서 쓰러지는 날씨에도 아침에는 대운동장에 일렬종대로 집합하여 오랜시간 조회로 하루를 시작하였습니다. 대운동장에서 시작되는 아침조례, 애국가제창, 태극기를 향해 경례하는 행위는 요즘들어 일제 군국시절의 나뿐 산물이라 평가되며 없어진지 오래되었습니다. 요즘이야 겨우 입학식이나 졸업식에 한번 강당에 모여 앉아 식을 거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쨌던 매일 반복되는 조회와 종례시간을 통해 끊임없이 '나라사랑, 부모효도, 경로사상'에 대해 세뇌(?)되었고 그 결과로 사회에 나와서도 나라를 위해 군말없이 군대댕기고, IMF때 금도 모으고, 부모에게 효도하며, 나랑 상관없는 나이드신 분들에게 최소한 공경하는 습관이 몸에 배이게 됩니다. 결국 그당시 사회분위기가 이러한 행동을 가르쳤고 어길시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던 것이죠. 나뿐놈, 막되먹은 놈이 되긴 싫었으니까요.

그런데, 점차 서구화를 접하며 '공경어'가 필요없이 '평등'을 주장하는 영어권 문화가 주류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더이상 집단주의, 전체주의 문화보다는 개인주의문화가 중심문화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우리'보다는 '나', 즉 '집단'보다는 '개인'이 우선시 되는 사회로 변화하였습니다. 이러한 이유의 중심엔 서구문화의 영향이 컸지만 특히 한아이만 있는 가정이 점차 늘어나며 생기는 보편적 현상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습니다. 어릴적부터 독자였기에 '우리'란 개념을 알 수 없는 것이지요. 사회구조상 우리보다 개인이 중요해 지는 세상에서 사회질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그 배경에서 '먼저 태어나 이세상을 경험해온 자'들에 대한 공경의식은 이미 쓰레기통으로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경험과 연륜보다는 실력과 창의가 중요시 되는 세상을 권장했고 스스로 합리화하고 있으며 이미 문화로 받아들여지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연유로 이젠, 사회구성원들의 나이에 대한 존경이 무용지물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늙은 너'나 '젊은 나'나 같은 사회구성원이니 평등한 조건에서 생활하고 같은 조건으로 대우받는 일이 마땅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최근 인터넷에서 접하는 문화중 가장 충격적인 것은 바로 '개념없는 노인'들에 대한 비난들입니다. 한쪽 주장대로 이야기를 옮기면, 개념없는 노인네가 노약자석에 앉아 있는 임산부에게 욕을 한다거나, 아파 할 수 없이 경로우대석에 앉아 있는 학생을 야단친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고 그기에 엄청나게 열폭한 누리꾼들이 그 개념없는 노인네들을 비난하고 심지어 욕하고 있습니다. 같은 사람으로써 왜 존경을 바라는가도 요즘세대들에겐 이해하기 힘든 숙제일지 모릅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늙어 가기 시작하는 동물인데 말입니다.

저처럼 비교적 경로사상에 물든 사람들이 만약 노인비하에 열폭하는 사람들에게 그래도 '경로사상'은 중요하고 노인을 공경하는 것은 마땅한 것이다라고 이야기 하면 요즘 노인은 힘도 좋고 정력도 조으니 나이에 어드밴티지를 줄 이유가 없다 딱 잘라 이야기 합니다. 목포의 살인마 어부를 예로 들며 이시대 젊은이 못지않게 성욕에 미치고 추악한 늙은이들이 개념없는 사회를 만들어 왔고 자신들은 그러한 환경속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모든 책임은 기성세대에게 있다라며 반항심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우리사회는 어느듯 '노인에 대한 공경'이 세상인들에게 존경받는 나라가 아닌 노인들에게 무조건 열폭하는 나라가 되어 버렸습니다.

누가 대한민국을 경로사상의 사회라 감히 말할 수 있겠습니까? 

전통적 한국사회에서 노인들은 삶의 지혜를 가진 현자의 역할과 어른의 지위를 가지며 존경받았습니다. 한국처럼 특히 나이를 중요시하는 나라에서는 단 한살의 차이에서도 깎듯한 대우를 하고 그 대우를 받으며 살아오던 나라였죠.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인터넷세상에서는 이러한 '나이'에 대해서는 개념무시를 하고 있고 그게 당당한 주장과 논리적인양 배설하고 있는 세상이 도래하였습니다. 인터넷의 특성상 익명성이 보장되고 특히 오프라인과의 단절이 지배하고 있기에 더이상 사회구조상의 전통적 가치는 사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짧은 댓글과 모호한 존칭어의 남발로 부적절한 토론도 넘치고 있습니다. 

나이가 많이 들었다고 모든 세상일에 대해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 아닙니다. 하지만, 인생경험에 따른 도전과 시련 그리고 실패와 성공의 체바퀴속에서 부딪치고 깨지며 희열을 느끼고 성공과 실패를 겅험하는 것이고 나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그러한 일련의 과정을 만들게 하는 중요한 요소, 즉 시간(time)의 집합체인 점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젊었을때 치기와 오기로 무장한 패기와 젊음이 '익지 않은 벼처럼' 고개를 빳빳이 세우며 날카롭고 공격적인 언행으로 적지 않은 사회의 선배들을 다치게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많은 젊은이들의 '자아중심적 사상'에 빠져 있는 동안 이미 기성세대는 그 질풍노도의 과정을 경험해 깨진 경험을 갖고서야 한발 물러서 세상을 관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란 것이지요.

심지어 댓글과 트랙백을 포함한 포스팅을 작성할 때 비난받는 자가 자신보다 인생선배일 경우도 상관이 전혀 없나 봅니다. 극한 비난의 수준은 더이상 용납하기 힘든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제가 상경하여 대학다닐때 즈음 기저귀를 차고 돌아 다니던 아해들이 이제는 다 켰다고 인터넷상에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심지어 나이가 많은 상대방에 대한 비난도 모자라 그들 부모의 욕(예:가정교육이 안되었군!)도 서슴치 않는 세상입니다. 정말 오프라인에서 만나 인생선배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싸가지 없이 이야기 할 수 있을지 궁금해 지기까지합니다. 

나이는 숫자놀음에 불과한 것이다라는 개념이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은 절대 충분한 경험과 연륜이 되기 전엔 알 수 없는 것입니다. 추상적 개념으로 뜬구름 잡기는 가능할 지 모르지요. 하지만 진정 이 개념의 깨닳음은 스스로 나이를 먹고 본 뒤에야 깨달을 수 있는 것이겠지요. 마치 성관계에만 맛들인 애어른들이 스스로에게 어른의 지위를 부여한다고 과연 사회적으로 진정한 '어른'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까요? 성관계를 마음껏 할 수 있는 것, 술을 마실 수 있고 담배를 편하게 살 수 있는 것은 나이에 따른 법적해석이지 그게 '어른'이 되었다는 증명서는 아니란 말이지요.

혹자는 이야기 합니다.
'대가리만 굵어진 애어른들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구요
삶을 살아가며 일련의 인생의 수레바퀴속에 윤회하며 죽을 때까지 하나하나를 배워 나가는 과정속에서 시나브로 어른의 지위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본론으로 돌아가, 퇴색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경로사상에 대해 마무리를 짓고자 합니다. 잘 알려진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삼단논법을 보면 '모든 사람은 죽는다.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따라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라는 연역법을 설파하고 있습니다. 대전제와 소전제가 참일경우 결론도 참이 된다는 논리입니다. 이에 비추어 다음 주장을 전개하려 합니다.

모든 사람은 늙는다.
당신도 사람이다.
따라서 당신도 언젠간 늙게된다.


지금 혈기왕성하고 잘난것처럼 보일 지라도 인생은 전광석화처럼 지나간다고 합니다. 바람직한 사회는 사회의 미래인 어린이를 보호하고, 사회의 책임을 수행한 노인들을 공경하며 잘 물려진 톱니바퀴처럼 서로 존경하고 존경받으며 어느 한쪽이라도 치우침이 없는 구조가 완벽한 사회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사회는 급격한 변화의 물살에 따른 충격파가 적지 않은 사회가 되었습니다. 일례로 군생활때 신병때부터 두들겨 맞으며 일이병을 보낸 기수가 갑자기 변화된 구타근절의 사회풍토속에 말 않듣는 후기 기수를 때릴 수 없는 세상이 되어 버려 분노가 폭발하려는 상황과 비슷합니다. 이율배반적인 것이지요. 마찬가지 입니다. 노인공경을 배우고 인생선배에 대한 존경을 익힌 세대가 어느순간 갑자기 싸가지 없는 철모르는 아해들에게 공격당하는 시대가 도래하였습니다.

만약 '노인공격'과 '인생선배에 대한 존경'의 풍토가 '군시절 구타행위'와 같이 사악한 문제가 아닐진데, 왜 우리는 전세계 사람들이 고대부터 부러워 하던 이 좋은 문화를 버려야만 하겠습니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니 '다이다이'로 맞먹자는 것이 바람직한 사회풍토일까요? ㅎㅎㅎ 웃긴 이야기는..... 바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를 주장하시는 님들도 십여년 뒤면 아, 이 선배가 왜 이랬는지 알 수 있게 될 겁니다. 세월은 금방 지나 가걸랑요.

무시당해 사라지고 있는 경로사상의 문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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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Backstreet Internet Zealot) World 썩어빠진 뒷골목인터넷세상에서 나의 포스팅이 필요 없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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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blog.mintong.org BlogIcon 하민혁 2009.03.08 14: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 잘 봤습니다.
    아주 쾌한 지적이시네요. 무튼,

    숫자에 불과한 나이만 디따 쳐드신 경로석 노인 중 1인.
    신고하고 갑니다. 휴일 즐겁게 보내시길. ^^

  • Favicon of https://summerloft.tistory.com BlogIcon 불쬐는고양이 2009.03.08 15: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는 말씀이시긴 하신데... 어른도 어른나름인 것 같아요. ㅋㅋ전 개인적으로 개념없으신 늙으신분들은 싫어합니다. 공경의 대상이라는 것이 나이와 함께 교양과 지혜로움을 같이 갖추신 분에 한한 것이라야지, 한살한살 세월만 지나면 먹는것이 나이인데 그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우대를 받거나 공경을 받을 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봐요. 얼마 전 이상한 노인에게 한번 크게 피본 사람 입장에서 동감하긴 힘든 글이네요. 남 말 듣지 않고 자기 말만하는 안하무인격 노인들 정말 많아요. 늙은 사람이 하는 말이라고 해서 틀린 말이 옳은 말이 되는 건 아니지요. 젊은 사람이 피해를 입어가며 틀린 말에 수긍하며 순종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 사람들이야 자신들이 젊었을 때 그런 대우를 받았으니 받은대로 돌려주는 것이겠지요. 어쩔수 없이 우리 사회가 안고가야 하는 문제입니다.

  • Favicon of https://blue2sky.tistory.com BlogIcon The Blue. 2009.03.08 16: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이네요. 다만 ^^; 요즘 시대자체가 노인들도 개념이 없긴합니다.
    여러 경험을 해보시면 누구 한쪽을 탓하긴 힘들긴 해요.

    블업 99드리고 갑니다.

  • 껄적 2009.03.08 17: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처럼 경로사상이 무너지는 이유는

    명절에 찾아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이는 부모들을 보고 자란 것,
    한 가정당 1명인 자녀수와 맞벌이로 직접 보고 배우지 못한 위계질서,
    (배워서 익힌 것과 자연스럽게 익힌 것은 차이가 엄청나잖아요.)
    인스턴트식 사고방식의 대두.
    등 아주 복합적으로 연결된 사회문제라고 생각됩니다.
    가정교육이라거나 인성교육 차원을 이미 벗어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정말 제목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친구들은 일부일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어디에나 적용되는 이야기지만,
    [아는 만큼 보이고, 경험해본만큼 느끼는 것] 아니겠습니까?

    ps 일례로 군생활때 신병때부터 두들겨 맞으며 일이병을 보낸 기수가 갑자기 변화된
    구타근절의 사회풍토속에 말 않듣는 후기 기수를 때릴 수 없는 세상이 되어 버려
    ->제가 이 상황속에 있었습니다만, 분노가 폭발하진 않고,
    고참이 되면 왜 그런지 느낄거다라는 말을 뼈저리게 체감했습니다.
    제 밑에 애들은 더 많이 고생했을거고요.
    분대장 짤려, 휴가 다 짤려, 다른 부대로 추방...요새 친구들은 참 무섭더군요.

  • 다리도리 2009.03.08 17: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니들도 곧 늙을테니 보험삼아 잘좀 하라!' 며 철없는 젊은이들을 바꾸려는 것보다는,
    '나이 쫌 더 먹은게 뭐 대순가?' 하는 너그러운 마음가짐으로 스스로 변하는 것이 낫다 생각합니다.
    나아가 젊은이들에게 공경받기 보다는, '아니 이할배 어째 친구같은 느낌인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노인이 되고 싶습니다.

  • 다리도리 2009.03.08 17: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쓰고나서 보니 친구는 좀 너무했고, 형 정도? ^^;

  • chrismac 2009.03.08 21: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읽었으니 먼저 감사드립니다.

    님이 주장하셨듯이 '나'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것이 한국식 '나이 구분짖기'입니다.

    '먼저 태어나 이 세상을 경험해 온 자'들이 공경받아야하는 이유는 시간이 지나지 않으면 절대 배울 수 없는 것들에 한해서입니다. 즉 사랑이나 배려 같은 것들이죠. 이런 것들은 간접경험인 교육으로는 절대 해결되지 않습니다. 헌데 님의 마음에는 이미 요소들에 관계 없이 세상 사람은 상하관계가 나눠져있고 그 관계는 나이로 결정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군요. 대한민국 헌법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인간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어떤 권위도 단지 나이가 한 살 많으니 결정되는 것은 없는 법인 겁니다. 과거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유교사상에 나라 전체가 물들어 전통인지 인습인지도 모르고 열심히 따라왔던 적이 있습니다. 그 중에 세상 어디에도 없는 한국식 '나이 따지기'가 있는데요, 이것이 전통일 수 없는 이유는 이 것으로 인해 우리가 얻은 것 보단 잃은 것이 많다고 역사가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토론문화가 생활 깊숙이 자리하지 못 한 것이 이 때문이며, 그것이 교육과 경제가 선진국 단계로 올라서는데 많은 걸림돌 중의 하나가 됐습니다. 많은 분들이 착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그럼 우리와 비슷한 사상을 가졌던 일본은 왜 선진국이 됐냐는 문제인데, 일본의 상하체계는 우리 나라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습니다. 일본인들과 오래 생활해보시면 아시겠지만, 걷으로는 나이 적은 사람이 나이 많은 사람을 깍듯이 존대하는 것 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만 실제론 나이가 아니라 경제능력이라던지 사회적 지위라던지 그런 것들 때문에 하는 행동입니다. 그 사람들은 딸 가진 아버지가 사윗감 처음 만날 때도 흔히 허리 90도 꺽어 인사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 '나이 따지기' 마음으로는 절대 이해하지 못 하는 문화죠. 기업에서도 마찬가집니다. 40대 과장이 30대 전무에게 아침마다 자연스레 인사합니다. 우리 나라 기업에서는 일단 직위를 떠나서 40대 과장이 말 부터 놓고 보겠지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같은 날 이 다국적 회사에서 우리 나라 직원들이 회의실에 들어가서 회의를 하면 유럽이나 일본 직원들이 우리 나라 대리들을 불쌍하게 봅니다. 나이가 많은 상무나 전무 앞에서 대리들이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자유롭게 웃고 즐기며 의견을 내놓을 수 없습니다. 그러지 말라고 어느 법에도 써놓지 않았는데 우리 나라 직원들은 알아서 그럽니다. 토론과 정책결정에 있어 이미 나이가 걸림돌이 돼버리는 겁니다.

    그리고 "개인주의" 문화가 서구에서 왔다 하셨는데, 서구문화의 근본은 개인주의가 아니라 합리주의입니다. 시간과 에너지, 기초자본등을 일에서든 인간관계에서든 합리적으로 사용하자입니다. 이런 합리주의는 흔히 개인주의로 보일 수도 있는데 보이는 현상이 저부는 아니지요. 현재 우리나라 가정의 자녀 수가 과거에 비해 줄었기 때문에 '전체'를 생각하는 기회가 줄어든다는 주장도, 그렇기 때문에 나이로 나누는 상하관계가 필요하다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현재 우리 나라의 자녀 수가 줄어드는 이유를 살펴보면, 2명 이상 자녀를 부양하기 힘든 사회적 구조(천문학적인 사교육비등)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 결혼 인구의 감소 등등이 있습니다. 자녀가 혼자라도 그 아이는 집 밖으로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소위 '전체'를 생각할 수 있는 많은 일들과 부닥치게 됩니다. 형제자매가 10명인 가정도 학교 끝나면 각자 따로 학원 가서 잠 잘 시간 직전에 들어와 다시 다음날 아침을 맞는 이런 현재 한국의 문화에선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말이 좀 빚나갔는데 나이로 상하관계를 나누는 것은 '나'가 아닌 '전체'를 생각하는 일과는 핵심적인 관계가 없다는 뜻입니다.

    '통적 한국사회에서 노인들은 삶의 지혜를 가진 현자의 역할과 어른의 지위를 가지며 존경받았습니다.'라고 하셨는데, 아프리카 케냐의 원주민들의 최고령자가 부족의 대장격인 주술사가 되어 사람의 병을 고치지 못 하고, 중국과 라오스 국경의 산악지대 부족민들처럼 최고령자가 족장이 되어 마을의 사람들을 마음대로 굴려먹는 그런 걸 생각하고 계시는지요. 물론 아니시겠죠. 저 주장은 언뜻 들으면 좋게 들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세상 모든 노인이 간디 같은 사람들로 가득차있을 때나 가능한 얘깁니다.

    젊은이가 싸가지가 없다면 또는 노인이 지혜와 생활력이 떨어진다면 그것은 교육이나 사회 환경, 국가의 정책 같은 핵심이 있고 실체가 있는 시각에서 접근해야지, 단지 나이의 잣대를 들이되면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는 겁니다.
    님의 나이가 30대 후반이라 하셨는데 저와 비슷하시군요. 우리가 더 어린 세대들에게 가르쳐 줄 것이 있듯이 우리 또한 그들에게서 배워야할 게 있습니다. 이런 과정은 서로가 사람 대 사람으로서 동등할 때 가장 합리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배웠습니다.

  • Favicon of https://lalawin.com BlogIcon 라라윈 2009.03.08 23: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많이 공감됩니다...
    요즘은 동방예의지국 이런 말이 너무도 무색한 분위기가 종종 보여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꼭 생각해 볼 일을 짚어주셨네요.....

  • 잘 읽었습니다. 2009.03.09 01: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 자기 자신도 장차 늙어간다는 사실로부터 자기보다 나이든 사람을 공경해야 한다는 것은 도출되지 않습니다. 존경, 공경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나이가 과연 그런 이유가 될 수 있을까요? "나도 늙어갈 것이기"때문에 노인을 공경해야 한다면 장차 늙어 가지 않는 사람은 노인을 공경하지 않아도 되겠군요. 나아가 내가 장차 X할 것이기 때문에 현재 X한 사람을 공경해야 한다로 일반화한다면 장차 내가 될 모습이 아니면 공경하지 않아도 되겠군요. 예를 들어 철수가 장차 선생님이 되지 않는다면 철수는 선생님을 공경하지 않아도 되겠군요.

    2. 세상에는 이런 노인도 있고 저런 노인도 있습니다. 원글의 앞 부분처럼 우리는 노인을 공경하라고 배워왔습니다. 도저히 공경하기 어려운 노인을 만났을때 우리는 내면적으로 갈등(때로는 자책)합니다. 학교에서 배운 것은 노인공경인데 내 눈앞에 펼쳐진 현실의 그 노인은 공경의 대상으로 전혀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죠. 어디 노인뿐이겠습니까? 우리는 부모에게 효도하라고 배웁니다. 하지만 현실의 부모가 불행히도 때로는 전혀 효도를 하기에 부적절한 경우가 있습니다. 학교에서 부모에게 효도할 것을 배운 어린애들은 집에 와서 현실의 부모를 보며 갈등합니다. 때로는 부모를 존경할 수 없는 자신을 자책합니다. 더 이상 노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공경이나 효도의 대상이 된다고 가르쳐서는 안됩니다. 공경과 효도를 받을 만한 대상에게 공경과 효도를 보내야 마땅합니다. 공경과 효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자질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야 합니다. 노인이라는 것, 부모라는 것이 그 자체로 덕은 아닙니다. 노인으로서 부모로서의 덕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야 하고 그런 덕을 갖춘 노인과 부모에게 공경과 효도를 보내야 합니다.

    3.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은 그것이 쓰이는 문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보통 나이가 새로운 도전에 걸림돌이 될때 쓰는 말이 아닌가요? 오히려 당사자에게 긍정적인 힘을 주기 위해 쓰여지는 말로 생각되는군요.

  • Favicon of http://innovaq.tistory.com BlogIcon innovaq 2009.03.09 02: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쎄요...우리나라에서 이제껏 요구해왔던 경로사상은 사실
    이전의 시대의 사회적 규범일 뿐이죠.
    사회가 변화하면 규범도 변화하죠.
    경로사상이 사라진다고 해서 특별히 무엇을 탄식할 일은 아닌것 같군요.

    오히려 현대에 필요한 것은 약자에 대한 보호겠죠.
    노인도 노약자에 포함되는 것이구요.

    경로사상보다는 복지사회를 지향하는게 더 현실적이고 맞는 말이라 생각합니다.

  • ... 2009.03.09 08: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chrismac 님의 글에 한표를 드리고 싶군요

  • zzz 2009.03.09 12: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헛소리. 감사하는 마음없이 자신들이 공경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떳떳이 돌아다니는 개념없는 노인들때문에 이렇게 되는거지

  • 공자 2009.03.09 12: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왜 나이 어림과 부모욕과 같은 악플이라는 차원이 다른 주제를 결합시켜 논지를 흐리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나이가 어리나 늙으나 평등하다는건 님이 말씀하신대로 논리적인양하는 배설이며 내가 늙을것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공경하란 말인지, 아무리 읽어도 시대착오적이며 님이 앞서 설명한 것처럼 완전히 유교사상에 세뇌된 자의 투정같아 보입니다

  • Favicon of http://teamblog.joinc.co.kr/yundream BlogIcon yundream 2009.03.09 14: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인의 경험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예전만큼은 아니기 때문아닐까요 ?
    근대이전사회에서는 노인의 연륜에서 묻어나오는 경험이 굉장히 중요했을 겁니다. 집안과 마을 대소사에서 부터 교육, 농사, 의술까지까지에 대한 모든 지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또한 문자로 이들 지식이 기록되던 때도 아니였으니 더욱더 노인의 위상이 높을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지금도 문명화된 사회일 수록 어린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비문명화된 사회일 수록 노인을 더 중요하게 생각을 합니다.

    자본이 최고가 되어버린 문명사회에서 노인은 노동력을 상실한 가치없는 인간 취급을 받아버리게 되죠.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천민자본주의 국가일 수록 더욱 그러하구요. 젊은이들이 교육을 못받아서 그렇게 된게 아닙니다. 젊은이들도 피해자거든요. 노인이 공경받지 못한다고 하지만 마찬가지로 노동을 못하는 젊은이들 역시 인간이하의 취급을 받는게 대한민국입니다.

    지금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의 의식의 문제가 아니란 거죠. 사회가 젊은이들을 그렇게 만들었고 사회를 이렇게 만든건 노인들입니다. 지금의 노인세대는 그 책임을 지고 있는 겁니다.

  • Favicon of http://blog.naver.com/oolistenoo BlogIcon BrightListen 2009.03.09 17: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경의 요는, 내가 살고 있는 이 사회를 앞서 구축하고 학습한 세대라는 본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런지. 과거, 그 시절 사회에서 요구했던 가치마저 뒤섞어 경로사상을 내세우는 것은 좀..

  • 이거는 2009.05.12 00: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추 맞기는 합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공경같은거는 다시말해서 전혀 논리에 맞지않는 억지에 대해서 까지 공경을 해야한다면 그것은 이미 도덕의 차원을 넘어서 군대의 까라면 까라는 식 입니다 그러니 좀 생각해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이를 권력으로 아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생각해봐야할 문제

  • 노인도 노인 나름이다? 2009.05.28 21: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존경받을 가치가 있는 노인은 존경 받고, 그렇지 못한 노인은 나이고 개코고 없다?
    존경 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저와 동연배, 저보다 어리다고 존경하지 않겠는가?
    결국 나이는 하등 존경의 조건과 관계가 없다는 말이네...?
    노인에대한 공경이 내 부모를 남들도 공경해주기 바라는, '효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아는가?
    그것도 모르는 후레 자식들이, 존경받을 가치가 있는 노인은 따로 있다?
    '존경받을 가치'의 판단을 규정한 법전은 없을 터, 그런 논리를 펴는 후레자식의 판단에 따르겠지?

    무식한 망나니들이 제 주제를 아는 세상 구경 좀 했으면 좋겠다.

  • 퀴라란 2010.05.07 21: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흐음..훌륭한 글인것같습니다. 제가 올해 16살 중3인 소년인데요..
    솔직히 말해서 '노인을 공경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라' 라는 경로효친의 뜻만을 알뿐,
    그것에 대해서는 솔직히 무지 입니다.
    그런데, 이글을 읽고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물론 님의 글 또한 맞는점이 있을것이고 틀린점이 있을것입니다.
    다만 저는 글을 읽는 입장에서 님에 글에대한 최소한의 비판을 하며 저의 생각의 깊이또한 늘려가고 좋은 정보를 알아갔으니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댓글을 작성하는것이 도리인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후니 2010.10.12 20: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 supaz 2011.11.02 20: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걸로 숙제 참고할게요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