善終하신 故김수환 추기경님을 먼 발치에서나마 조문합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시대의 위인을 교황장으로 떠나 보내는 날, 서울 하늘엔 구름이 잔뜩끼었습니다. 어제는 하늘도 애석해 하시는지 눈비가 내렸습니다. 수십만의 길게 늘어진 행렬속에 추위도 아랑곳 하지 않고 그저 시대의 아픔을 품어 주셨던 한 성직자의 죽음에 슬퍼하고 있습니다. 종교가 무엇이 되었던 살아있던 이시대 사람들의 고통을 위해 몸소 실천하셨던 시대의 구원자이셨습니다.

초라하게 늙은 종교인의 영면에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전현직 정치인들도 얼굴을 비추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등장도 고마운 일이지만, 아이손을 잡고 몇시간째 기다리는 어머니, 지방에서 올라오신 촌로 그리고 그분의 죽음에 진솔한 마음으로 어느 누군가 할 것 없이 양보하고 자발적으로 자원봉사에 나온 시민들이 참 아름답게 보여집니다. 명동성당에는 이미 사랑이 충분하게 넘치고 있습니다. 영면하신 후에도 이렇게 많은 국민들에게 '사랑'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보여주시니 정말 성인이십니다.

인간세상의 모든 권세를 물리치고 그저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해 오신 귀중한 분을 잃었습니다. 위대한 종교지도자, 성철스님의 열반으로 시대의 정신적 지주 한분을 가슴에 뭍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마지막 장례미사를 마치고 김수환 추기경께서 선종의 길로 들어 가셨습니다. 지금 이시대 수많은 종교인들이 같은 하늘아래에서 숨을 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토록 허무하고 애닮은 마음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살아계신 수많은 종교지도자들이 계신데도 불구하고 늙은 성직자의 죽음이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슬퍼하게 만들까요? 그분들의 사상을 실천하실 수천수만의 종교지도자들이 여전히 남아있는데 왜 마치 하늘이 무너진듯 땅이 꺼진듯 외로움이 이토록 밀려올까요...

그 차이는 오직 하나, 진정 신이 있다면, 그 신의 뜻을 사심없이 인간들에게 전달하고 나아가 인간세상을 진심으로 걱정했던 살신성인의 본보기였기에 대한민국의 큰어른으로 추앙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명동성당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애도의 물결이 넘치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슬퍼하는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느끼며 김수환 추기경이 더이상 현실속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불안감에 두려움이 앞섭니다. 마치 숨쉬는 공기와 같이, 내리사랑의 한국어머니와 같이, 항상 있을 때 그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여 감사조차 못하다 어느덧 사라진 빈자리의 엄청난 무게를 감당하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던 정신적 지주가 오늘 입관하셨습니다. 冬土의 추운 곳에서도 여전히 대한민국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시겠지요. 오늘만큼은 카톨릭신자이던 관계없이 이시대 큰어른의 선종에 애도하며 잔잔한 그분의 사랑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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