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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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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말의 기대했던 그러나, 점쟁이가 아니라도 100% 예정된 수순으로 진행될 줄 예상했던 '국민과의 대화'가 아무런 차질없이 각하의 훈시말씀 경청시간으로 방영되었고 방송내내 그 어디에서도 진솔한 '국민'과의 대화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얼마나 철저히 청와대팀의 예행연습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첨예한 이슈에 대해서 작심한 듯 소심한 질문들들만 골라하는 패널들과 하늘같은 각하앞에서 양처럼 순종적인 국민 대표자들의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연결고리마다 미리 준비해간 멘트를 날리기에 급급한 사회자들의 어리숙한 진행은 과연 청와대에서 자신만만하게 공표한 즉답식 문답이었는가에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 가만히 생각해보니 재밌는 사실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대다수 국민들에게 '국민과의 대화'로 알려졌던 방송의 타이틀은 실제 '대통령과의 대화'였습니다. 주체가 국민에서 대통령으로 교묘히 변경되었다는 사실 눈치채신 분 있으신가요? 전임 노무현 대통령시절의 국민과의 대화는 대통령께서 국민을 賓(손님)으로 섬겨 국민들의 생각을 전해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의 대화방식은 얼렁뚱땅 '대통령과의 대화'로 달라져 있었습니다. 국민들이 대통령을 賓(손님)으로 모셔 은혜로운 말씀을 구하는 자리로 전락해 버린 것입니다.

아주 쉽게 예상답변을 주워 먹는 대통령, 그리고 진정한 민의는 상관없이 대통령의 일방적 주장만을 부각시키며 짜맞춘듯 매끄러운 진행에만 신경쓰는 진행자와 표정관리 들어간 패널들과 방청객의 모습은 대통령 홍보의 장으로 전락한 '국민과의 대화' 시청도중 적지 않은 국민들로 하여금 TV를 끄게만든 요인이었습니다. 이럴거면 아까운 공중파를 낭비하며 국민들의 소중한 시간을 뺏을 필요까지 있었나 생각합니다.  


당연한 수순으로 정부 나팔수인 연합뉴스에서는 멋지게 타이틀을 뽑아 냅니다. '대통령, 사과 설득에 시민들 '공감' 우세' 라는 기사가 메인타이틀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일관되게 변명과 자기변호에 여념이 없던 허무한 내용을 어느새 '진솔한 이야기' 그리고 '자신감있는 연설'로 바꿔버립니다. 만약 미리 입맞추고 짠 내용이 아니라면 '어떤 질문도 피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대통령께 기껏 한다는 질문이 날카로움 하나 없는 무디고 무딘 질문같지 않은 질문만 해댄 참석자들의 어리석음을 탓해야겠지요.

어차피 '국민과의 대화'란 거창한 타이틀이 필요하지 않았던 시간이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국민들의 눈과 귀를 기만하기 위한 잘 짜여진 각본에 의한 대통령만을 위해 공짜로 마련된 100분짜리 광고시간이었습니다. MBC백분토론에서 날카로운 질문과 자신감을 보여주셨던 김호기 연세대 교수님이 말 잘듣는 순한 양처럼 다소 의외의 평이한 질문을 하게 된 이유가 궁금할 따름입니다. 자리가 자리이니 만큼 그냥 평소의 모습과는 달리 조신한 분위기에서 표정관리만 하시다니 안타깝기 그지 없었습니다. 김교수님마져 치밀하게 계산된 '진실감추기' 위원회의 노력에 진보세력의 얼굴마담으로 전락하셨는데 다른 일반인들이야 오죽하였겠습니까!

국민 대 국민의 한사람으로 사회적 계급장을 모두 떼고 진실을 구하기 위한 진솔한 모습의 토론이 보고 싶었습니다. 천상천아유아독존의 하늘과 같은 황제의 지혜로운 생각을 구하기 위해 모든 만백성과 신하들이 굽신되는 자리가 과연 '국민과의 대화'라는 격에 맞는 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할 뿐입니다. 어제 이슈가 되었던 4대강이나 세종시는 단편적인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4대악법중 하나인 미디어법마져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왜곡하여 저들의 입맛에 맞게끔 각색, 윤색하고 있습니다. 미디어법이 대한민국을 제대로 장악한다면 어쩌면 이 땅에서는 더이상 노무현 전대통령님이 보여 주셨던 진정한 '국민과의 대화'는 없을 것입니다. 보여주기식 '쇼'만 남발하는 정치는 이제 그만 지양해야 될 때가 아닌가 생각해보게 하는 아까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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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뒷골목인터넷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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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맹그로브 2009/11/28 14:04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대한민국 왕으로 등극하셨소!!! 이승만이를 능가할 대단한 사람이네여...

    • 그를 신처럼 떠받드는 정신나간 무리들이 대세인건지 아니면 진정 그는 신과 동격인 것인지조차 헷갈릴 정도입니다. 이성의 끈을 놓아 버린 자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2. 이경란 2009/11/28 15:4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김호기 교수님,
    실망입니다.
    그럴거면 왜 나오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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